> 칼럼 | 이철웅편집국장칼럼
‘신정훈 정치’의 빛과 그림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778호] 승인 2020.03.30  01:24:5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이철웅 국장
며칠 전 대폿집에서의 대화다. “신정훈 후보가 시,도의원 등을 대동하고 아침 출근길에 인사를 하는데 쇼를 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 이겨 대한민국 어느 선거구보다 국회의원 당선이 확실시 되는 사람인데 인사는 퍼포먼스고 경선승리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옆 사람이 바로 그 말을 받아 “그래서 선거란 참 좋은 것이다. 경선승리를 즐기든 어쨌든 국회의원 후보가 출근길 대로에서 손을 흔들고 넙죽 인사를 한다. 그것도 여의도 입성이 확실한 후보가. 선거철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나마 주권자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언제 우리가 그 친구에게 ‘폴더 폰 인사’를 받겠는가?”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이 외에도 신정훈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오갔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에는 여기에 옮기지는 않는다.

다만 아침 출근길 인사의 진정성을 놓고 선의로 해석하지 않는 일부의 분위기에서 지역민들부터 받고 있는 불신의 벽이 아직까지는 높다는 것을 실감한다. 개인에 따라 호불호는 있겠지만 지역민심은 후보 경선 전에 비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날 술자리에서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신정훈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선거 전략의 승리이지 민심의 반영은 아니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신정훈 정치의 민낯을 보았다.

때 묻은 청렴과 도덕성, 그리고 정치인으로서의 신뢰상실 등을 값비싼 세제를 써가며 열심히 세탁했지만 지역민의 반응은 “글쎄요”다.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변하지 않았느냐는 의견에 “변하게 보였을 뿐이다. 사람의 인품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재포장했을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과대포장 된 그를 믿었다.”며 “빨아도 걸레가 행주는 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우리가 너무 늦게 알았다”고 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정치인 신정훈에 대한 밑바닥 정서가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경선에는 승리했지만 시사 하는바가 크다.

변혁의 불꽃이 숙져가던 1990년대,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태생’으로 이 시대에 달린 꼭지명도 ‘시대의 아픔’에서 ’젊은 피‘를 거쳐 급기야 21세기 벽두부터는 ’신주류 선언‘으로까지 옮겨갔던 挪세대‘. 그 중심에 신정훈도 있었다. 그는 군부독재의 탄압과 폭력이 정당화되던 1980년대, 암울했던 한국현대사의 한 복판에서 눈부시게 타올랐던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학생운동과 농민운동 그리고 대중운동을 통해 그 나이에 얻기 힘든 조직 활동의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는 행운도 누렸지만, 엄청난 개인적 희생과 대가를 치렀다. 1980년대를 온몸으로 저항하며 그 시대를 선도했다.

그리고 이른바 100만 학도의 선망을 얻었던 후광을 밑천 삼아 ‘도덕성’과 ‘참신성’‘개혁성’이라는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돼 지방정치에 데뷔했다. 전남도의원 두 번. 나주시장 두 번, 국회의원 한 번, 그리고 현재는 국회의원 재선의 고지에 우뚝 서있다.

1980년대 좁은 자취방과 학내 서클룸에서 시골부모의 피와 땀을 양식으로 ‘금기의 사상’을 학습하며 국가와 민족의 내일과 자존을 고민했을 신정훈.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는 엄청난 개인적 희생과 대가를 치르고 그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35여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불같은 정열과 혁명정신 그리고 꺾일 줄 모르던 시대정신은 어느 때부터인가 그에게서 자취를 감췄다. 이제는 흐릿한 추억 속의 빛바랜 사진으로만 기억되고 있다. 개혁적이고 참신했던 彂’의 횡적유대는 오로지 그 목적(도의원. 시장, 국회의원)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만 이용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의 지나온 정치여정을 복기해보면 틀린 말은 아닐 성 싶다. 지역민들은 신정훈에 의해 만들어진 위선적 담론과 그의 아젠다 세팅에 교묘하게 이용당한 체 지난 세월동안 386세대로 메이크업 화 된 신정훈의 허상만을 쫓았는지 모른다.

독일 출신의 정치 이론가 한나 아렌트(1906~1975)는 “미래의 권력은 거리에 있고, 거리에서 형성된다”고 했다. 신정훈이 애초에 좋은 정치인이었다면 거리에서 형성된 권력(학생운동, 농민운동 등)을 현실정치에 수용하고 실현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거리에서 형성된 권력을 실체화시켰다. 그리고 실체화 시킨 권력을 자신이 소유했다. 거리의 권력을 시스템으로 옮기는 정치인으로서 매개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했는데 그것의 소유자가 됐다. 처음엔 대변자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군림하기 시작했다. 지역민들은 그의 노회한 권력욕을 늦게나마 알아차렸다. 지역민의 저항에 부딪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신화의 주인공에서 권력의 화신’으로 추락했다. 신정훈 정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아짐과 아제’들의 ‘묻지마 선택‘은 원성으로 바뀌었다. 신정훈을 종교로 만들었던 이들의 지지철회는 신정훈 정치의 치명타로 작용했다. 정치적 피로감에 신뢰상실 그리고 신정훈 정치의 겉과 속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신정훈 정치의 성적표다.

신정훈은 여러 어려운 속에서도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 경선에 승리해 여의도 재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민심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고생고생해서 재기의 문턱에 다다랐는데 고질병마저 또 도지고 있다. ‘친신패거리’의 유령이 제 세상 만난 듯 지역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모인의 제1선거구의 도의원후보 내락설. 겅선 과정에서의 충성도 분류에 따른 시의원 살생부설, 이번 경선과정에서 친신으로 세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인의 영산포농협조합장 후보설, 그리고 때 이른 시장 후보군까지 전리품 챙기듯 친신패거리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친신패권’과 더불어 ‘친신패거리’역시 지역사회의 부정적 존재로 인식되어 왔기에 이들의 준동은 볼썽사납다. 신정훈을 중심으로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한다는 미명아래 ‘좋은 음식’있으면 남 줄 것 없이 끼리끼리 먼저 배 채우는 이들을 통칭해 친신패거리라고 지역사회는 일컫는다. ‘친신패권’이 됐든, ‘친신패거리’가 됐든 발호(跋扈)에 대한 원인제공자는 신정훈이고 모든 책임은 그에게 있다. ‘트로트를 약간 다르게 각색하여 제목을 바꾼다 한들 트로트가 랩은 되지는 않는다.

바뀐 척과 바뀐 것은 다르다. 왜, 선의의 출근길 인사가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가에 대한 냉정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또한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특유의 발뺌으로 친신패거리들의 준동에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라. 비겁하게 굴지 말고 정도를 가라는 말이다. 권세는 허망한 것이라고 해서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한다. 승리에 취해 패거리들과 얼싸절싸 하지 말고 성찰하는 정치인으로 거듭 태어나라는 당부다.

이철웅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강인규 시장, 신정훈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등 40명 호화회식 구설수 올라
2
다도발전협의회 현판식 거행…나주호 태양광 반대 운동 본격화
3
지역사회에 새로운 시민단체의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4
산포면 H농원…총체적인 불법행위로 적발되
5
나주시, 공유재산 관리 소홀 드러나
6
나주호 수상 태양광 설치…주민 갈등 우려되
7
농지에 태양광 설치…규제 피하기 위한 편법 논란
8
나주지역 방사광가속기 입지 시비
9
더불어민주당 비겁해선 안된다
10
지석천 고무 가동보 무용지물…애물단지 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