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내용, 시민들은 사전에 알지도 못해
지방자치법, 5일 이상 공고하도록…입법취지 못 살려

나주시의회가 의원발의 조례안을 의결하면서 예고를 하지 않고 처리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주시의회는 2월 7일부터 17일까지 제221회 임시회를 열어 집행부와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 등을 처리하였다. 하지만 처리된 조례안 중에 의원이 발의한 5개 조례는 의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의원들에 의해 발의되는 조례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떤 조례가 발의되는지 알지 못했다. 즉 조례안에 대해 시민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아예 차단된 채 깜깜이로 진행된 것이다. 문제는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원 발의 조례안에 대해 시의회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처리했다는 점이다.

나주시 등 집행부에서는 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할 때 행정절차법에 따라 20일 이상 입법예고를 하여 이 기간 동안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조례안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입법과정에 국민의 참여기회를 보장하여 법령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가정책의 효율성을 도모하기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절차법 제41조(행정상 입법예고)에 따르면 ‘법령 등을 제정·개정 또는 폐지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여야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신속한 국민의 권리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나 상위 법령 등의 단순한 집행을 위한 경우, 입법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 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 등에 한해 예고를 생략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제66조의 2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심사 대상인 조례안에 대하여 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그 취지, 주요 내용, 전문을 공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는 방법으로 예고할 수 있다’며 ‘조례안 예고의 방법,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회의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조례안 예고 절차에 대해 회의규칙으로 정한 내용이 없다고 밝히는 한편, 이번 5개 조례안에 대해 공지도 하지 않아 지방자치법의 입법취지를 무색하게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시민 A씨는 “시민들은 법의 규정을 떠나 의원들이 무슨 내용의 조례를 발의하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시의원들도 회기 직전에 촉박하게 조례안을 발의하지 말고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발의하여야 하며, 의회도 최소 5일전에 공지하여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사무국 의사팀장은 나주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빠른 시간 내에 회의규칙을 개정하여 입법취지를 살리고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