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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차 시위
정성균 기자  |  jeongsk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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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호] 승인 2020.01.19  1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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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새해 벽두인 지난 1월 6일 나주시청과 시의회 앞에 가축분뇨수거차량 6대가 진을 치고 있었다. 이른바 ‘가축분뇨차 시위’가 시작된 것이다. 축사도 없는 나주시청과 시의회 주차장에 나타난 가축분뇨차를 보고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이 분뇨차량은 나주시 4개 가축분뇨재활용신고 업체와 한돈협회 축산농가 일부가 참여하여 실시한 집회에 동원된 것이다. 이들은 나주시에 대해 ‘돼지사육농가에 대한 가축분뇨 처리비를 지원하고 가축분뇨를 나주시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라’고 주장하였다.

문제의 발단은 그동안 지속되어왔던 왕곡·공산면 주민들의 악취에 대한 대책을 나주시의회가 지적하면서부터다. 앞서 나주시의회는 2019년 행정사무감사와 시정 질의 등을 통해 ‘가축분뇨재활용업체의 악취 발생문제를 해결하라’고 나주시에 요구하였다.

하지만 나주시 환경관리과장은 ‘악취배출기준초과 단속 실적이 3회에 이르지 못해 악취관리시설로 지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원들의 지적을 비켜나갔다. 거듭된 의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청소자원과장은 급기야 ‘이 지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전라남도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나주시는 지난해 말 전남도에 이 같은 신청을 완료하여 현재 지정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이와는 별도로 나주시 축산과는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공동자원화 시설 개·보수비로 시비 1억5천만 원과 가축분뇨퇴비 살포비 4천만 원을 2020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하였다.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해당 업체들이 악취방지에 대한 자구노력을 하지 않았고, 나주시 역시 악취 민원에 대한 해결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전액 삭감조치 하였다. 공동자원화시설 개·보수비는 국비 2억 원, 자비 1억5천만 원, 시비 1억5천만 원 등 총 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나주시의회는 이같이 악취에 대한 민원 해결을 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악취 해결책의 일환인 시설 개⦁보수비용 지원을 삭감하는 상호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나주시의회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인 예산심의권을 활용해 악취 민원에 대한 나주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했고, 분뇨처리 업체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는 퇴비 사업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철회해 줄 것과 2020년 예산에서 공동자원화시설 개보수비 등을 삭감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의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1월 5일부터 2월 1일까지  한 달 가량 이 같은 집회를 할 것이라고 경찰서에 신고를 하였지만 2일 만에 집회는 종료되었다.

그러면 이 같은 사태가 초래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 무엇보다 큰 책임은 악취 발생에 대한 방지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 준 돼지분뇨처리 업체에게 있다. 업체는 분뇨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저감해서 주민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업체는 이러한 노력을 소홀히 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고 급기야 시민의 대표인 의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집중 제기된 것이다.

 나주시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나주시는 악취발생 민원에 대해 주민의 입장에 서서 적극적인 노력을 하기 보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 오다가 결국 양 쪽에서 뺨을 맞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나주시는 빛가람동 주변의 악취에 대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 호혜원 축산시설을 폐쇄하고 주변 축사를 악취관리시설로 지정하는 한편, 가축사육 거리제한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구 밀집도가 낮은 농촌지역의 경우 악취 민원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이 같은 사태가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주시와 관련 업체에서는 이 같은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악취로 인한 주민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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