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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평전》 최영묵, 김창남(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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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호] 승인 2020.01.05  14: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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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신영복의 삶을 정리하다!”

선생이 별세한 지도 이제 4년이다. 하지만 여전히 선생은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언론에 소환된다. 현직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혹은 해묵은 색깔론을 끄집어낼 때 선생이 등장한다. 선생에 대한 정직한 기록이 필요한 시점이며, 가짜뉴스를 분별해 낼 ‘팩트’가 필요하다. 이것이 이 책이 출간된 이유일 것이다.

선생은 생전에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20년의 감옥살이와 보호관찰로 이어지는 시대 상황 속에서 솔직한 기록을 남기기 어렵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선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섣부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왜곡된 이야기들이 나돌았다. 선생 스스로 대응하기를 원치 않았으니, 주변의 누구도 그러한 황당한 말들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인 최영묵, 김창남 교수는 집필을 시작할 때 호칭부터 고민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쇠귀’라는 호칭은 선생이 생전에 가장 즐겨 사용하던 호이다. 두 저자는 선생이 생전에 말하지 않은 내용은 쓰지 않으려 노력했고, 확인되지 않은 일들은 담지 않기 위해 내용에 엄정함을 기했다. 책은 저자들의 눈에 비친 선생의 모습에 대한 세밀하고 꾸밈없는 기록이다.

선생은 감옥 20년을 전후로 각각 27년여의 세월을 살았다. 전반 27년은 일관되게 제도권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 살았고, 감옥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반 27년은 성공회대를 중심으로 ‘선생’으로 살았다. 평소 감옥도 대학이라고 해 결국 평생을 학교에서 사신 셈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평생 거친 학교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선생은 1988년 8월 15일 20년의 감옥 생활을 마치고 세상으로 돌아왔다. 선생은 출옥한 직후 한 신문에 쓴 글에서 자신의 삶을 세 길에 비유해 설명했는데, 첫 번째 길은 학교 사택에서 태어나 책과 교실에서 이어진 28세까지의 삶이고, 두 번째 길은 20년 20일 동안의 감옥살이, 그리고 세 번째 길은 성공회대에서의 선생으로서의 삶이다. 선생은 생전에 20년의 감옥 생활을 ‘나의 대학 시절’이라 명명했으니, 선생의 삶을 기록한다는 것은 선생이 거친 학교에 관해 기록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은 선생의 세 가지 길이 된 학교의 삶을 다루었다.

특히 책은 선생의 삶을 180도로 바꿔놓은 ‘통일혁명당 사건’을 비교적 자세히 다루었다. 이 사건은 조작되고 과장된 면이 있지만, 사회 변혁을 위한 선생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해 볼 부분도 있다. 검열 속에서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만으로는 20년의 감옥살이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다. 출감 이후의 다양한 인터뷰 자료, 주변 지인의 증언을 토대로 선생의 20년 감옥 생활을 정리했다. 문제가 되었던 사상 전향 부분과 통혁당과 선생의 연관성 등을 사실 기반으로 최대한 정리했다.

선생의 말과 글에는 선생의 삶이 정직하게 담겨 있다. 그의 말은 과장되지 않았고, 그의 글은 군더더기 없이 담담하고 냉철하다. 층간소음을 유발한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친구처럼 대화하는 선생의 모습처럼, 그의 글도 그의 삶도 훈훈하다. 많은 애독자가 선생 글쓰기의 특징으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스미는 문체의 미학, 방법과 인식상의 반계몽성, 자신에서 출발해 세계로 향하는 점증법적인 메시지 등을 지적한다. 이 책에서는 일관된 선생 사상의 흐름을 드러내기 위해 저서와 역서 중 대표적인 것을 일곱 영역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이 책을 집필한 두 저자는 ‘평전’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삶을 정리하지만 그를 평가하고 정의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선생의 주변에 있던 이들이 시간이 더 흘러 선생에 관한 다양한 사실 정보들이 사라지기 전에, 그것들을 서둘러 기록하고자 한다. 특히 두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할 때 함께 세운 기준은, 신영복 선생이 말하지 않은 바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억측과 추측 없이, 사실 그대로 써내려 노력했다. 책의 1부에서는 신영복의 삶, 2부에서는 그의 사상, 3부에서는 주요 저술, 4부에서는 인간 신영복을 조명했다. 앞으로의 신영복 연구와 신영복에 관한 모든 글은 이 책에서 비롯될 것이다. 신뢰할 만한 평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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