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12월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측정결과에 따르면 나주시는 종합, 외부, 내부 청렴도 등 3개 분야 전체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는 전국의 75개 시(市) 가운데 유일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남 지자체 가운데서도 유일한 꼴찌 3관왕 기록이다.

청렴도 조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 운영에 관한 법’에 따라 공공기관의 청렴수준을 진단하고 부패 취약분야에 대한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기간에 대한 청렴도를 평가한 것이며, 8월부터 11월까지 설문조사,  부패행위 적발 건수 등을 종합하여 평가했다.

또한 이 조사는 공공기관과 직접 업무처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외부청렴도’와 공공기관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청렴도’, 이 두 가지를 합친 ‘종합평가’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에서 주관하는 청렴도측정은 국가기관이 주관하는 평가라는 점에서 가장 공신력 있고 객관적인 조사로 평가받고 있다.

나주시는 2017년 종합청렴도 2등급에서 2018년 4등급으로 2등급이나 하락한데 이어, 2019년에는 5등급으로 하락하여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추락할 바닥도 없는 실정이다.

나주시는 2018년 종합청렴도 결과가 4등급으로 추락하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내부청렴도 향상을 위해 전 직원 청렴실천결의대회, 청렴도향상 세부추진계획보고대회(부시장 주재), 청렴교육(4회), 여비 등 부당수령 실태점검, 시민감사관 제도운영, 공직자 청렴워크숍(2회) 등 대책을 실시했다. 외부청렴도 향상을 위해서는 청렴컨설팅,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와의 청렴도 향상 협의(3회),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특별감사, 수의계약 업무처리 절차개선 등 다양한 시책을 펼쳤다. 하지만 허망하기 짝이 없는 낯부끄러운 결과가 나타났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감사실은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왜 우리는 5등급인지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현재 추진 중인 방향에 대해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늘어놓았다. 강인규 시장은 2018년 청렴도 결과 발표 직후 ”뼈를 깎는 아픔을 겪더라도 실추된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뼈를 깎는 아픔의 결과가 과연 이것인지, 더 깎을 만한 뼈가 남아 있는지 강 시장에게 묻고 싶다.

나주시의 부끄러운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7월초 ‘시민의 소리’와 ‘남도일보’에서는 ‘전남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시민의 평가결과 도내 22개 자치단체 중 강 시장이 꼴찌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강 시장에 대한 시민의 긍정평가는 35,3%로 나타났으며, 이는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함평군(39.1%)보다 낮게 나타난 결과로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다. 나주시는 작년에 실시된 전남도 종합감사에서 낯부끄러운 지적을 받았고, ‘시사저널’에서는 시장 측근 인사의 비리 의혹을 보도하기도 하였다. 나주시 공무원노조는 인사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바 있고, 강 시장에 대해 업무추진비 부적정 지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조치 한 상태다. 또한 노조는 명예훼손 혐의로 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하였다.

나주시의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나주시민으로서 자괴감마저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나주시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기야 나주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 노력하기에도 부족한 노조와 시장이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정면 대결로 치닫고 있는 판국에 나주시의 추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추락의 파편을 시민들이 맞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강 시장은 이 점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2월 13일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강 시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법적인 절차에 따르겠다”고만 말했다. 포용과 소통, 화합으로 시정을 이끌어 갈 책임이 있는 시장이 “끝까지, 갈 데 까지 법대로 가겠다”는 ‘오기 정치’를 계속하는 한 나주시는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