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단체에 심사를 맡겨 공정성 문제 불거져
‘목공예분야’나전칠기 전문가 심사, 전문성의심

나주시가 처음으로 명인 명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되어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나주시는 6기 강인규 시장의 공약을 바탕으로 2016년에 ‘나주시 명인 명장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는 나주시의 명인 명장이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분야에서 정진하도록 하여 나주 전통문화예술을 계승하고 문화예술진흥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조례에 따르면 ‘명인’이라 함은 문화예술진흥법에 정해진 문학, 미술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나주문화예술에 공헌한 사람 중에서 선발된 사람을 말한다. ‘명장’은 탁월한 기량과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공예산업에 20년 이상 종사하고 나주 공예문화 계승 발전에 필요한 사람 중에 선발한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4일부터 18일까지의 공고기간을 통해 사진, 한국화, 도예, 목공예 등 4개 분야에 각 2명, 시조창, 판소리, 문인화 등 3개 분야에 각 1명 등, 총 11명이 응시하였다.

나주시는 이들 각 분야 지원자에 대해 부문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실시하였으며 심사결과 70점미만의 경우에는 탈락시켰다. 70점 이상을 받고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 사람은 사진, 한국화, 도예부문에서 각 1명씩 총 3명이다.

문제는 실질적인 심사를 맡고 있는 소위원회가 특정단체에서 추천하거나 특정단체 소속회원들로 구성되어 특정단체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나주시는 한국예총에 공문을 보내 5명의 심사위원을 추천받았고, 그 중에 3명을 임의 선정하여 심사를 맡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나주시 명장으로 선정된 모씨의 경우에 한국예총에서 지정한 명장으로, 이 단체 소속인 인사 3명이 해당 부문의 심사에 참여해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소목 목공예 부문에 대해 나전칠기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했으며 이 분야 응시자 2명 모두가 탈락했다는 점이다. 탈락한 응시자는 ‘목공예 부문에 대한 심사를 왜 나전칠기 분야 전문가가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목공예 분야에 소목, 대목, 나전칠기 등 세부 분야가 포함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나주시 명인’에 사진, 한국화 등 분야가 선정되었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나주시 조례에 따르면 문화예술진흥법에 명시된 13개 분야 모두가 명인 대상이어서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진, 한국화 등 분야에는 공공기관에서 ‘명인’을 지정한 사례가 없고, 나주시가 최초라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응시자들은 명인 명장 응시 제출서류에 ‘심사결과에 어떤 이의(異意)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시한 서약서 내용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조항은 응시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조항으로 공정한 심사를 받을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독소 조항이라는 것이다.

또한 제출서류 역시 사본에 대한 원본 대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물론 사후 검증 절차를 진행 할 수는 있지만 한 번 선정 결과가 발표되고 나면 이를 번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서류 제출 당시 원본을 제출 받아 대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사에 대한 모호하고 추상적인 규정도 문제다. 나주시가 제정한 시행규칙에 따르면 ‘위원회는 현장심사를 할 수 있으며, 주위 여론을 수렴하여 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주위 여론’을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