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예향 나주정신을 일깨우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미술작가들을 찾아 그들의 작품세계와 일상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빠른 필치로 붓을 둥글게 굴려 곡선의 흐름을 부드럽고 우아하게 강조하고 있는 송정(松亭) 임동연(林東燕) 선생. 송정 선생은 "중학교 시절 선생님이 매일 5자씩 써오라며 숙제를 내 준 것이 서예를 처음 접할 수 있었던 인연이 됐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음악공부를 할 수 없었던 선생에게 서예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왔던 것.

그러다가 20여년 전 궁도를 시작하면서 활터에서 현판 쓸 일이 자주 생긴 선생은 운암(雲菴) 조용민 선생의 가르침으로 본격적인 서예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 붓을 둥글게 굴려 곡선의 흐름을 부드럽고 우아하게 강조하는 송정(松亭) 임동연(林東燕) 선생

추운 겨울날 발이 시려 운지도, 날이 새는 줄도 모를 정도로 서예에 빠져 살았던 선생은 "서예는 몰두하는 재미가 있다"며 "서예를 하고 있는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생은 글자의 균형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옆으로 삐친 획이 이상하게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행서체(行書體)의 묘미를 한껏 살려내며 작품을 통해 욕심 없는 소박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

눈앞에 있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면 좋은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다"면서 "경건함으로 글씨를 완성해 가려 노력한다"고 말하는 송정 선생은 전남도전을 비롯해 무등대전, 남도문인전 등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으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선생의 작품에서는 필획의 오묘함이 먹의 농담과 조화를 이루어 운필이 갖는 자유로움이 느껴지며, 그 속에서 정갈하면서도 힘찬 생동감이 전해지기도 한다.

미술협회와 금묵회 회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송정 선생은 "서예를 통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궁도로 육체건강을 증진시키며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면서 "서예가 정말 재밌고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욕심 없는 마음이 전해지는 좋은 글씨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