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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잃은 나주시의 입장문
정성균 기자  |  jeongsk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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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호] 승인 2019.11.04  06: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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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공무원노조나주시지부가 시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나주시는 10월 16일 나주시장 이름으로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나주시의 입장문은 검찰 고발 사태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보다는 노조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노조를 향한 절제되지 못한 감정적 표현과 협박성 문구들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12만 시민의 대표인 나주시장의 글에 대한 품격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나주시장 입장문의 문제점에 대해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고발사태에 대한 입장표명을 왜 나주시청 내부 통신망에 올렸느냐는 점이다. 나주시는 “논란이 야기된 점에 대해 12만 나주시민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내부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정작 이 내용을 시민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면피용 사과인 셈이다. 비록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을 한 것은 노조이지만 문제가 있다면 나주시민 전체에게 사과하고 해명해야 할 문제다. 또한 노조의 반박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뒤늦게 입장문을 SNS에 공개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입장문의 타켓은 시민이 아니라 노조였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두 번째,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관위의 행정적 조치는 결코 면죄부가 아니다. 사법적인 심판을 위한 검찰의 수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안이 중대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 한다”며 미리 결론을 내리고 이를 단순한 실수로 변명하기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에 개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하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6년 동안 위법행위를 거듭하고서도 단순한 ‘실수’라고 변명하는 나주시를 어떻게 믿고 12만 시민의 살림을 맡겨야 하나? 만일 시민이 법을 몰라 실수를 했다면 나주시는 얼마만큼 관용을 베풀지 되묻고 싶다.

세 번째, 노조에 문제가 있었으면 진즉 제기해야 할 문제를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를 대도 순수해보이지 않는다. 어느 단체나 사람에게도 문제점은 있기 마련이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지적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을, 기다렸다가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제기한 것은 문제 제기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감정적인 보복성 대응이라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든다.

네 번째,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관련 고발에 대해 나주시는 “노조 간부를 승진에서 배제시키고 시정의 파트너로 대우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고 있다. 특히 “노조가 시장인 저와 나주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상식 밖의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는 대목은 읽는 이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나주시는 노조의 고발 행위가 ‘상식 밖의 행위’이며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추정을 통해 노조를 공격하고 있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섯 번째, “동료직원이 안타깝게 사망해 공석이 된 보직을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하는 노조간부가 있다”며 일부 노조 간부를 부도덕하게 몰아붙이는 점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조 간부가 인사위원장인 부시장과 면담한 사실이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시청 직원인 노조 간부가 인사상담을 실시한 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야 할 시장이 오히려 이를 노조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해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12만 시민을 대표하여 직원을 지휘 관리하며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행정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할 시장이 함께 일해야 할 직원들을 향해 “시정의 파트너로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힌 점이다. 노조에 대한 인식과 글의 품격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나주시장은 자신을 고발한 노조를 향해 역정을 내기보다는 진상을 소상하게 밝히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면 될 일이지 노조의 활동을 비난할 일이 아니다. 또한 나주시장의 이러한 ‘오기 정치’가 공직사회와 12만 시민에게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격에 걸 맞는 고민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특히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노조 활동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도 나주시장의 인식이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나주시의 입장문에 대해 제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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