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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서철원(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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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호] 승인 2019.11.04  05: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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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소설”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혼불문학상은 우리 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된 상이다. 1회 <난설헌>, 2회 <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 7회 <칼과 혀>, 8회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었다,

책은 정조 15년(신해辛亥, 1791년), 전라도 진산군의 선비 윤지충과 권상연이 신주(神主)를 불사르고 천주교식으로 제례를 지냈다는 이유로 완산 풍남문 앞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시작된다. 두 선비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였다. 정조는 추조적발 과정에서 윤지충의 집에서 그림 한 점을 압수됐음을 보고 받는다. 열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그림. 죽기 전 윤지충이 말하길 예수와 그 열두 제자의 식사 모습이 그려져 있다는 그림…. 다름 아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모사본. 도화서 화원들은 그림을 불살라 없애라고 하지만 임금은 그림에서 조선과 연관된 원대한 꿈과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직감한다. 그리고 서학과 유교가 맞서는 난세의 어려움을 풀어가고자 도화서 별제 김홍도를 불러들여 그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맡긴다.

   
 
이 책은 유교와 서학의 충돌 속에서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는 정조의 심리뿐만이 아니라 순교 소식을 듣고 신앙이 흔들리는 정약용의 심리를 마치 그 곁에서 지켜본 것처럼 그려낸다. 정약용은 “곡기를 끊고 기도에 묻혀도 글 속에 잠재된 천주의 신념은 허기”로 왔으며 “순교의 그루터기에서 윤지충은 살아남은 자들의 신앙을 더 어렵게”했다고 생각한다. “약현, 약전, 약종 형들을 향한 조정의 탄압이 두려웠고, 자신을 겨냥한 노론의 사찰이 두려웠다.”

임금과 정약용은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공서파를 앞세운 조정은 서학인의 탄압을 시작한다. 한편 박해로 인해 가족을 잃은 여섯 서학인들은 복수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들은 결의를 다지고 오랜 시간 칼을 신중하게 계획을 세운다.

《최후의 만찬》은 이처럼 새로운 이념·정치·종교가 조선에 밀려오기 시작한 무렵의 대격돌의 현장 속에 살아간 정조, 정약용, 윤지충과 권상연, 감찰어사 최무영, 도화서 별제 김홍도 등의 인물과 도향과 도몽, 박해무, 배손학 등의 서학인을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기존 역사소설의 문법과는 다르다. “보통 역사소설은 스토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은 작가가 재구성해 놓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런데 《최후의 만찬》은 그렇게 호락호락 독자로 하여금 따라오기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얼핏 조선 후기 정조 무렵에 일어난 천주교 탄압을 다룬 작품이겠거니 하고 예감하기 쉽지만 곧 “독자들은 그 이후에 등장하는 숱한 역사적 인물들, 정약용, 박지원, 김홍도, 정여립, 정조”그리고 작가가 창조한 “여섯 탈춤패 초라니 암살단 등이 짜놓은 거미줄 같은 미로에 들어와 있음을 알고 적지 않게 당황할 것이다.”(-심사평에서)

이 책이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조선의 오랜 통치 수단이었던 유교의 전통과 충돌해가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조선. 신해년 이후 20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념과 정치, 신념과 양심이 격돌하고 있다. 과연 신념을 따르고 순교로써 영원한 삶을 택하는 게 옳은 선택인가. 아니면 정약용처럼 신념을 버리더라도 편입하여 살아남는 게 옳은 선택인가. 편입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이 소설은 미래에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고뇌하게 하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제9회 혼불문학상 심사위원장 한승원 소설가는 수상작 《최후의 만찬》에 대해 "보기 드문 수작이다." "나는 왜 이런 소설을 쓰지 못했을까, 시샘이 날 정도이다." "다른 소설가들이 읽으면 깜짝 놀랄 작품이다." 등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은 "우리 문학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품격 높은 새로운 역사소설"이 탄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며 "오랜 철차탁마를 거친 깊은 내공의 소유자이며 절제된 시적 문장을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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