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꼭지의 시간-영산강에게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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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호] 승인 2019.11.04  05: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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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지치지 않고 기도하는 강물이었다
흘러간다는 것은 꼭지가 되는 일이다
강변에서 달게 젖을 빠는 조둥이들
자식 같은 논배미에 서서도 어머니는
나락을 쪼는 참새들을 한사코 쫓지 않으셨다
빨아먹을 조둥이가 있는 것들은
참새새끼처럼 어머니에게 샛노란 조둥이를 벌렸다
조둥이는 다 귀한 것이란다
제 몸 살리려고 애쓰는 게 얼마나 예쁘냐
남실거리는 새참막걸리에 목축인 하늘도
금세 꼭지를 내어 소낙비를 퍼부으리라
팔월나락은 푸짐한 저녁상 차려놓고
자식을 기다리는 어미처럼 오지다
두물머리마다 포실한 마음을 포개고
어미들이 꼭지를 불리는 계절이면
배나무 젖샘에도 찰랑찰랑 단물이 고인다
가물거리는 어머니 가슴을 더듬는
한가위달 이불 차고 새근거리는 새벽녘
허기진 어미새가 모이주머니를 토해먹이듯이
한 자 몸을 짜 늘인 아흔아홉 골짜기에
흰 뼈가 드러난 맨발로 서서
등 굽은 정화수 손 비비는 소리
길섶에 떨어진 눈물 한 방울에도
꼭지를 여는 어머니 다디단 젖줄에
쌀강아지 조둥이가 꽃처럼 피어난다
저 이쁜 조둥이 때문에 이날 평생 어미들은
젖몸살을 앓는 그 아린 꼭지도
피딱지 내려앉도록 눈물로 버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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