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지난 2월 22일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영산강 수질개선과 유지비용절감을 이유로 승촌보는 유지하고 죽산보는 해체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죽산보 존치와 해체 여부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갈등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죽산보 해체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인 광주환경운동연합, 나주사랑시민회.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등은 지난 8월 28일 나주시민회관에서 영산강살리기 방안의 일환으로 ‘영산강 자연성회복과 지역상생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그동안 영산강을 살리기 위해 죽산보를 해체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였던 것과는 달리, 영산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지역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토론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남대 지구환경공학부 전승수 교수의  ‘영산강 건강성 회복을 위한 하굿둑 개방’에 관한 주제발표 내용이다. 이 내용의 핵심은 영산강의 수질 복원을 위해 부분 해수유통과 통선문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영산강 하굿둑을 부분적으로 개방하여 해수를 유통시키게 되면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 조성되며, 2년 이내에 영산강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이는 보 해체 여부를 뛰어넘어 영산강 수질 복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성기 조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 제안에 대해 “영산강 하굿둑 개방에 대한 말도 못 꺼내게 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제안은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것이다. 하굿둑 개방에 대한 전남도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해수 유통을 통해 강의 수질이 개선된 사례는 외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독일을 비롯한 미국 캘리포니아, 네덜란드 등에서 해수 유통을 통해 수질이 개선 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시화호의 경우 1997년부터 해수를 유통하고 있고, 화성호의 경우에도 2005년부터 해수를 유통하여 수질 개선 효과를 나타낸 사례가 있다. 지난 6월부터 부산시 역시 낙동강 하구둣 개방에 따른 해수 유통 실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승수 교수는 하굿둑 부분개방 시 만조 때 기준으로 35km 까지 해수가 유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수유통이 되더라도 농업용수 확보와 지하수 이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배가 다닐 수 있는 통선문을 설치하면 유람선 등을 통한 관광 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수 유통을 통해 영산강의 수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면 사라졌던 황복과 장어가 돌아오고 철새가 날아오게 되는 등 영산강의 재자연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역시 낙동강과 마찬가지로 영산강 하굿둑에도 부분적인 개방을 통해 해수 유통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여 대안을 마련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를 해체하거나 존치하려는 논의의 최종적인 목표가 영산강의 수질을 복원하자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농업용수 확보는 이차적인 문제다. 그러므로 모든 논의의 목표를 영산강 수질 복원에 맞추고, 이를 위해서는 하굿둑 부분개방을 통한 실증 시험을 우선 실시해야한다. 실증시험을 통해 해수 유통을 통한 영산강 수질복원 효과가 입증된다면 하굿둑 개방을 확대하여 근본적으로 영산강 수질을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