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시 다도면 주민들과 나주호 환경연합회원 등이 8월 30일 나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기업형 대형 축사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주민들, “청정지역 다도에 대형 축사 건립 반대”
운주사, “세계문화유산으로 잠정 등록된 사찰 주변에 축사 건립 반대”

다도면 주민들이 방산리 세작골 일대에 건립 예정인 대형 축사(돈사)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지난 8월 30일 나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나주호 상류 돈사시설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정주)’를 비롯한 다도면민, 운주사 주지 등 200여명이 참석하였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과 12월 24일에 다도면 방산리 일대에 대형 돈사 건축 허가신청이 접수되었다. 이 돈사의 규모는 1만470㎡와 6,571㎡로 2개의 기업형 축사이다. 문제는 이런 대형 축사가 그동안 청정지역임을 자랑하는 다도면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특히 천불천탑으로 잘 알려진 화순 운주사와 중요 문화재인 ‘와불’로 부터 가까운 곳에 축사가 건립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운주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잠정 등록된 상태라 그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운주사 측은 와불 등 문화재 인근에 대형 축사가 들어서면 악취가 발생해 방문객과 관광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이미지를 나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운주사가 소속된 조계종 총무원과 교구 본사에서도 나주시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문화재 소재지인 화순군 역시 축사 건립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환경과 공익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해 줄 것을 나주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와불로 부터 축사까지의 지도상 거리는 800여m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주시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부터 최소 이격 거리인 500m를 넘어서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축사건립 반대운동에는 다도면 주민 뿐 만 아니라 나주호환경연합회도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 박정주 회장은 “청정지역으로 이름난 다도면에 대형 축사가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빛가람 혁신도시에서도 축사 악취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 악취를 청정 다도에서 맡아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운주사 주지 무안 스님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잠정 등록된 천불천탑 문화재에 악취가 진동한다면 누가 운주사를 찾겠는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축사 건립에 대해 현행법상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한 축사 허가를 내줘야하지만 주민과 운주사 등의 반발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주민의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축산업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주시 도시과에서는 10월 초순에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축산업자의 신청 내용에 위법한 사항이 없더라도 주민의 환경권이나 기타 공익적인 요소 등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 결국 축사건립에 대한 칼자루는 도시계획심의위원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위원회가 축산업자의 손을 들어 줄지, 다도 주민과 운주사의 손을 들어 줄 지에 대해 시민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