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나이테 할아버지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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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호] 승인 2019.09.08  0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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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된 한 생이 자서전을 펼친다
무성했던 계절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
나이테는 한때 우주를 유영했다는 기억
또박또박 침 발라가며 빅뱅을 꿈꾸던
유년의 핵이 항성처럼 중심을 잡고 있다 
한해로 타던 그해 여름과 귀향하지 못했던 그해 추석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이빨로 버티던 북풍이 찌그러진 한쪽 귀퉁이에 아직 적막하다
생의 농도는 간격이라는 문장으로 적힌다
간격을 손끝으로 더듬으면
촘촘할수록 큰 소금알갱이가 서걱거린다
슬픔이 깊을수록 틈새를 좁혔을 것이다
무릎을 동그랗게 그러안고 견뎠을 것이다 
한솥밥을 먹던 행성들
식구가 되어 태양계를 잘 꾸려나갔다
태풍에 팔이 떨어져나간 옹이는
이웃들이 한 품씩 내어 상처를 덮어주었다
반짝이던 갈맷빛 스러지고 할아버지가 된 적색거성
손자에게 풍운을 이야기하듯
찌그러진 나무접시로 앉아
우주에서 만났던 햇살과 바람의 이야기를
꼬마땅콩에게 도란도란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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