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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으로 읽는 선어록》(상.하) 이윤은(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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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호] 승인 2019.08.11  23: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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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와 노장은 서로 얼마나 통하고 다를까?”

노장(老莊)사상과 선(禪)불교는 서로 통한다고들 하지만 한국에서 이와 관련한 서적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상·하)이 출간됐다. 이 책은 중앙일보 종교담당 대기자로 활약했고, 한국불교 선학연구원장을 역임한 이은윤의 작품이다.

저자는 노장과 선불교가 서로 통하는 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점을 “삶의 실존적 통찰”이라고 한다.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공안들, ‘뜰 앞의 잣나무’, ‘똥 젓는 마른 막대기’에서 엿볼 수 있듯 삼라만상 두두물물, 심지어 오줌·똥 속에도 진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 선과 노장의 공통된 진리관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노장과 선불교는 절대 평등, 절대 긍정을 설파함으로써 권력에서 소외된 민중들을 위로하고, 삶의 희망을 갖게 한다고 강조한다. 명예, 부귀영화 등 뜬구름 같은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의 진정한 행복, 대자유를 보여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어렵고 모호하게만 느껴지는 노장과 선의 세계가 아주 쉽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막연한 깨달음의 세계, 감히 일반인들은 쳐다볼 수도 없을 정도로 멀게 느껴지던 선의 세계가 노장과 연결해 읽을 때 아주 분명해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선가에서 잘 알려져 있는 ‘기래끽반 인래즉면(饑來喫飯 因來卽眠,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잔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평상심이 곧 도다)’, ‘산지시산 수지시산(山只是山 水只是山),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무(無)’자 화두, 불립문자 등의 화두를 노장의 사상과 비교해 유사점과 상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선불교의 도와 노장의 도는 일치한다고 단언한다. 전자는 만물의 상의상관성(相依相關性)을 전제로 한 입체적 세계관이며 후자는 “복(福)속에 화(火)가 깃들어 있고 화(火)속에 복(福)이 숨어 있다(도덕경)”는 원융의 세계관이다. 결코 세속을 떠나거나 버리지 않으려는 점이 같고 낙관주의가 같다. ‘분별심을 버리라’는 충고도 동일하다. 세상만사 서로 어울리며 돌고 도는 것이니 너무 집착하지 말고 당장에 휘둘리지 말라는 해법이 동시에 자주 등장한다.

“지극한 도에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분별하여 한쪽만을 선택하는 것을 삼가면 된다(至道無難 唯嫌揀擇)”는 선종 3조 승찬의 <신심명> 구절은 “빛과도 조화하고 먼지와도 같이 한다(和其光 同其塵)”는 노자의 여유로움과 정확히 포개진다. 책에는 노장과 선불교 둘 다 꿈꿨던 절대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저자의 독특하고 뛰어난 선문답 해법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선의 본질은 개방성 광활함 텅 비어있음이며, 참선수행은 한마디로 무의 체험이다”며 “불교의 공사상과 노장의 무는 그 종교 철학적 의미와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말한다. 이어 “선사상과 노장사상의 도는 일치하며, 다 같이 분별심을 금기시하고, 존재론의 인식 사유체계가 동일하다”며 “낙관주의도 같다”고 밝혔다. 선과 노장사사의 다른 점에 대해서는 “노장의 설법 대상이 정치지도자이고, 선사상은 차별이 없다는 것이고, 선가의 도가 번뇌를 벗어나는 길을 제시, 자기해탈에 중점을 두는데 반해 노장의 도는 만물이 하나 되는 길을 제시해 우주해방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나이 70이 훨씬 넘어 한가로움을 얻어 젊은 날 읽고 싶었던〈노자〉, 〈장자〉를 숙독했다. 덕분에 오랜 종교기자 경력에서 소경 벽 더듬은 식으로 익혔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같은 선구들을 새삼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저자는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선공부를 하는 데 선어록이나 불교 경전 밖의〈노자〉, 〈장자〉 같은 외전(外典)도 숙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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