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나주시청 앞에서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 내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반대하는 주민 600여명이 쓰레기연료 사용 백지화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나주혁신도시 고형폐기물(SRF) 열병합 발전소 현안 해결을 위해 꾸려진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가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합의안 수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난방공사가 지난 5일 열린 자사 긴급 이사회에서 100%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전환에 따른 '손실보존 비용 부담 주체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을 경우 합의문을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하면서 부정적인 여론 확산 등으로 거버넌스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난방공사는 긴급이사회에서 손실보존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문을 작성할 경우 회사손실, 업무상 배임문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의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의결을 보류하고 지난 17일 재협의 입장을 밝혔다.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 이민원(광주대 교수), 박병호(전남도 행정부지사) 공동대표는 30일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거버넌스 위원회는 대화와 토론·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의기구이므로 협의했던 내용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 "고 밝혔다.

이들은 "난방공사 측이 거버넌스 합의안대로 환경영향성 조사와 주민수용성 조사 실시에 우선 합의하고, 주민수용성 조사 실시 방안에 대해서는 각 단계별로 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연료사용 방식 변경에 따른 손실비용 부담 주체는 정부를 주축으로 별도로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지난 1월부터 11차례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시험가동+환경영향조사'와 '주민 수용성 조사'를 실시를 골자로 한 최종 합의문 작성을 눈앞에 두고 큰 벽으로 등장한 난방공사의 '손실비용 보존' 문제 제기는 갑작스럽게 불거진 것은 아니다.

난방공사는 지난 1월 거버넌스 출범 시점부터 수천억대로 추산되는 손실비용 보전을 어떤 방식으로, 누가 할 것인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SRF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논의'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버넌스에 참여 중인 이해 당사자 대다수가 눈앞의 최대 현안인 '시험가동+환경영향성조사와 주민수용성조사' 실시부터 먼저 논의한 후 손실비용 문제 해결은 단계별로 협의해 나가자는 요청 때문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핵심 사항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는 지난달 27일 열린 10차 거버넌스에서 범대위 측이 '시험가동+주민수용성조사 실시' 합의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공사 측이 이사회 의결안에 대한 해법 제시를 요구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최종 합의'의 열쇠가 될 손실보존 비용 부담 주체를 놓고 이해 당사자 간 해석이 분분한데 있다.

난방공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 산자부는 전남도와 나주시가 지방에너지공사를 설립해 사실상 손실비용을 떠 앉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전남도와 나주시는 나주혁신도시 집단열에너지 공급사업의 주체가 국가인 만큼 정부가 큰 틀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범대위 측도 해당 사업의 주체가 국가이고, 난방공사가 정부 정책에 맞춰 사업을 추진했지만 연료 수급에 있어 최초 전남 6개 시·군과 체결한 '업무협력 합의서'를 준용하지 않고, 광주권 연료 반입을 추진한 점을 들어 연대 책임을 묻고 있다.

민관협력 거버넌스는 오는 8월7일 오후 1시30분에 12차 회의를 열고, 거버넌스 각 주체들이 해법을 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각 주체들이 현실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 하지 못하면 거버넌스가 결국 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