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시청 앞에서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 내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반대하는 주민 600여명이 쓰레기연료 사용 백지화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난방공사 “손실보전 주체 확정돼야 합의문 작성”기존 입장 되풀이
전남도·나주시·범대위 “시험가동후 주민수용성 조사 후 보전액 논의

나주 SRF열병합 발전소 현안 문제해결을 위한 민관거버넌스가 최종 합의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제11차 민관거버넌스에서는 매몰비용 발생 시 부담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매몰비용’이란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시험 가동 실시 후 주민수용성 조사 결과가 발전소 가동반대로 결정될 경우 발전소시설 처리와 손실보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말한다.

앞서 민관거버넌스는 6월 27일 10차 회의를 열고 최종 합의를 할 예정이었다. 당시까지는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3개월간의 시험가동 실시 여부를 두고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일부 시민사회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문제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이 문제가 최대의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6월 25일 범대위는 시민보고대회를 통해 사실상 3개월 시험가동을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정리했다.

이 같은 범대위의 결정에 힘입어 10차 회의에서는 이해 당사자 간에 합의점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되었으나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발전소 폐쇄 시 매몰비용 해결과 집단 발병의 정의 등에 대해 이사회의 추인이 필요하다’며 합의를 미루는 바람에 합의서 채택에 실패했다.

그러자 범대위 측은 6월 28일 즉각 성명을 발표하여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나주시민의 안전과 환경오염을 외면한 채 SRF라는 저가열원을 이용한 발전사업에 뛰어들어 스스로 갈등을 불러 온 책임을 인정하고 손실액을 자체적으로 처리 할 것”을 요구했다.

범대위는 또한 중앙정부에 대해서도 䶘년 이후 환경부를 중심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SRF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나주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갈등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투자 손실액에 대한 처리 문제를 해결 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7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민관협력 거버넌스의 합의서에 손실보전방안이 담겨있지 않아, 이사회가 합의서를 그대로 승인하면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배임 문제와 주주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합의문 작성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매몰비용 문제는 갑작스럽게 제기된 것이 아니다. SRF문제 해결을 위해 짚고 넘어가야할 핵심적인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난은 거버넌스에 참여 중인 이해 당사자들이 눈 앞의 현안인 환경영향조사와 주민수용성조사 문제부터 논의 한 후 매몰비용은 차후에 다루자는 요구 때문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당초 7월 9일로 예정되었던 11차 민관거번스회의가 22일로 연기되어 개최되었으나 이 같은 한난의 입장에 따라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말았다. 이 회의에서 범대위 측은 차기 회의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민관거버넌스 탈퇴를 시사하기도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렇게 매몰비용이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민관거버넌스회의에 범대위측 위원으로 활동 중인 조진상 동신대 교수는 “한난이 굳이 매몰비용 문제를 겉으로 표면화시키면서 갈등을 증폭시킬 필요가 있나? 지자체에서 지역에너지공사나 특수목적법인(SPC)등을 설립하게 될 경우, 그때 자산을 재평가하고 인수 조건 등을 협의하면 될 것이다.

지자체는 한난의 매몰비용 손실을 대신 배상하거나 보상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인수조건 협상 시 각자 형편에 맞는 출자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해야 될 문제다. 한난도 기존 시설을 (가칭) 지방에너지공사나 SPC에 현물출자 또는 임대하는 방식을 취하면 매몰비용 논란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11차 민관거번스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한 데 대해 7월 23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거버넌스 합의를 바탕으로 나주열병합발전소의 연료를 LNG로 전환하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관거버넌스 회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논의 기구다. 우리는 개별 이해 당사자는 물론 지역 정치권과의 협상과 협력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 합의점을 도출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차기 12차 민관거번스회의는 8월 7일에 열릴 예정이며, 이날 SRF현안에 대한 최종적인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