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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우대받는 사회에 미래가 있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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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호] 승인 2019.07.08  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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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 고구려대교수
전문가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특정한 부문을 오로지 연구하여 그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 또는,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전문성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로는 지식, 경험,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Hering, 1998).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의 교육과 훈련,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찰의 연속적인 과정을 통해 축적된다. 전문분야의 경험과 축적의 기간은 최소 10년은 필요하다(Levitin, 2006; Ericsson, 1993).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최소한 10년의 세월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나라나 서양이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의사, 변호사, 과학자, 교사, 그리고 회계사 등으로 소위 사(士)자가 들어가는 직종을 말했지만 요사이는 직종의 다양화로 인하여 전문가 군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요리, 뷰티, 컴퓨터, 여행, 오락, 드론, 스포츠 그리고 오락 등의 전문가가 등장하고 있다.

이 여파로 대학에서 조차도 강의는 전문가의 전유물로 오직 박사들만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요리사, 미용사 등을 비롯한 기술 전문가가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오늘날은 누구나 정보를 인지하고 연마하여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냄으로써 전문성을 인정받고 전문가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불치하문(不恥下問)하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심지어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조차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배우기를 열심히 하라는 뜻이었다. 언제부턴가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도 배우는 일에 게을리 해서 식견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아니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예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배우는 것을 즐기는 경우는 적었으니까?

필자는 전문가를 정의하기는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분야가 많아서 어떻게든 알아보고 싶은 지식욕을 가진 탓이기도 하지만 냉정히 생각을 해봐도 별로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될 수 없다할 지라도 지식이라도 갖고 싶어 컴퓨터 서핑에서부터 신문, 잡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그리고 각종 강연장 등을 즐겨 찾는다. 지식을 넓히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백과사전이나 도서관을 찾아야만 가능했던 것이 컴퓨터 앞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

사회적 잇슈가 생길 때 마다 토론을 통한 해결을 시도하지만 승복하는 것을 보기는 어렵다. 토론은 전문가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나서야 하나 대부분의 토론이 그렇지 않은 패널들이 참여하여 말꼬리 잡기와 자기 주장만을 반복하고 논쟁하다 끝을 낸다. 깨끗하게 승복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공개적인 토론이 이렇게 진행됨으로써 아마도 국민들은 토론이란 저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이다.

전문가가 말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지식정보사회에서 전문가는 될 수 없다 할지라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전문지식을 갖출 수 있음에도 자신의 노력은 멀리하면서 전문가를 굴복시키려는 우격다짐이 일상화되고 있다.

공개적인 토론이 아닌 일상적인 대화에서 조차 자신의 논리가 부족하면 얼굴색이 바뀌고 더욱 맹렬하게 억지 주장을 반복하다 이도 안되면 말싸움을 하다가 등을 돌린다. 심지어 객관적인 사실도 없는 상태에서 진위를 따지는 촌극을 연출하는 경우가 다 반사다. 먹어보지도 않은 배 맛을 두고 이 단지 쓴지를 따지는 것과 같은 촌극을 연출하는 것이다.

자신의 과문(寡聞)함을 인정할 수 없으면 “가르치려든다”라는 말로 상대를 교만한 사람으로 포장하여 매도하려든다. 그 상황을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쌍방을 평가할 수 없지만 가르침이라는 단어는 분명 좋은 단어인 것만은 분명하다. 좋은 단어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당시의 상황을 보지 못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가르치려든다”는 말로 자신의 과문함을 덮으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때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는 시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진실이 묻히고 허위가 판치는 현실을 한탄했던 상황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사회의 성숙은 국민의 수준이다. 국민의 수준이 올라야 사회의 진보가 향상되는 것이다.

껍데기가 판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곧 신문이나 인터넷에는 올 여름 대기업 총수가 휴가지에서 읽을 책이라는 추천도서가 실릴 것이다. 그들이 휴가철에도 책을 잡는 것은 스스로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일 것이다. 수 많은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보고서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일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학습하지 않는 사회는 동면의 사회이다. 더욱이 가르치려든다는 말로 자신의 과문함을 덮으려는 사회는 모두 함께 죽음의 길로 가자는 외침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의 문화가 다시 일어나 학습하는 사회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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