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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살리는 길은 보의 해체가 아니라 오염원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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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호] 승인 2019.06.30  13: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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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 고구려대교수
죽산보의 해체를 놓고 주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국의 보에서 1년 7개월 동안 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승촌보는 유지하되 죽산보는 철거하겠다는 방향을 잡고 의견을 수렴하여 7월에 결과를 발표하기로 하였다. 시민들은 보의 철거만이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측과 오히려 보를 철거하면 농업용수가 고갈되어 농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측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강은 인류의 문명을 잉태하여 발전시켜 온 근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상지인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이집트 문명 발상지인 나일 강, 인더스 문명 발상지인 인더스 강, 그리고 황허 문명 발상지인 황화강 주변에서 세계의 문화가 꽃피어 온 것이다.

육상과 항공교통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강과 바다가 교통의 중심이였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이웃과 나라를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 것이다. 육상과 항공교통이 발달한 오늘날 공항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산강은 한반도에서 거대 문명인 중국과 연결될 수 있는 최적지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과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왔다. 선사시대 이후 마한의 문화가 형성되고 백제, 고려, 조선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역사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영산강의 덕택이였다.

영산강은 내해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강물과 바닷물이 환류함으로써 어족이 풍부하였을 뿐 아니라 강물을 이용한 농작물의 재배로 농업도 발달하였다. 전남의 북서부인 담양, 장성, 광주, 나주, 함평, 노안, 무안 영암, 그리고 목포까지 자양분을 제공하여 남도의 중심도시들을 만들어 왔다.

영산강의 오염은 하구둑과 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병들었다. 첫째의 병인은 녹색혁명이다. 우리나라는 6.25한국전쟁을 치른 후 보릿고개를 겪을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려왔다. 식량의 자급자족을 위하여 품종개량과 화학비료와 농약살포는 필수적인 일이였다.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의 살포함으로써 잔량이 영산강으로 흘러내려 부영양화를 초래한 것이다.

둘째는 산업화와 도시화다. 상류의 공단조성과 도시인구 증가로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무차별적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광주천과 황룡강에서 오염된 물은 영산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었다.

셋째는 상류 댐의 건설이다. 담양, 장성, 광주, 그리고 나주 댐의 축조로 말미암아 영산강으로 흘러드는 물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여름을 제외한 봄, 가을, 그리고 겨울이면 바닥이 들어나 개천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는 9개 시군의 지천에서 흘러드는 각종 오염수의 유입이다. 여기에 1981년 하구둑이 축조됨으로써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고여서 썩게 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을 대통령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어 사업을 시작하려하자 환경단체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영산강의 중심인 나주시민의 반대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아니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다.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추억, 그리고 혜택을 가장 많이 보았던 주민들이 장마철을 제외하면 물도 흐르지 않고 시궁창이나 다름없는 강으로 두느니 바꾸어 보자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민의 여론을 등에 업은 정부는 가장 먼저 착공을 해서 준공을 하였다. 보가 완성되어 물이 차자 옛 영산강의 모습을 생각했지만 녹조가 창골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까이가면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다. 이렇게 되자 보의 무용론이 제기되어 보의 해체와 함께 목포 하구둑도 함께 개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은 원인을 찾아 치유해야 하는 것이지 피상적인 해결로는 안된다. 정부가 내세운 수질 개선대책으로 보를 해체하여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영산강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 영산강의 오염은 복합적이다.

따라서 이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고 난 후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해체를 검토해야지 복합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단순히 보만 해체하면 녹조가 모두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환경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영산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보와 하구둑을 해체하자는 것은 영산강의 오염물질을 목포 앞 바다에 쏟아 버리자는 몰상식의 극치다.

영산강 오염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바다오염은 아랑곳 하지 않은 태도 또한 양심적이지도 않다. 바다오염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으로 그 재앙을 고스란히 스스로 감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유입수가 없는 상황에서 하구둑의 해체는 해수가 어디까지 유입될지도 알 수 없다. 이 또한 사전 모형조사도 없이 무작정 열자는 것으로 영산강을 바다로 만들자는 것으로 주변의 농작물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과거의 강이 문화의 태동, 교통과 수자원의 역할을 해왔다면 오늘날의 강은 경관과 휴양이라는 문화의 가치로 변화되고 있다. 강을 살리는 것은 산업단지를 만드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아있는 강은 그 자체로도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영산강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중한 선택을 하여야 한다.

단순히 보의 해체가 수질을 개선하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우선적으로 상류댐들의 수문을 일정부분 개방하여 유입수량을 늘리고, 상류의 지천들을 정화하며, 농약과 비료를 적정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정화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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