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이전에 농촌지역 특성 먼저 이해 필요
수 세대에 거친 농촌의 삶, 도시민들 위협이라면 공존은 불가능

나주에 들어선 혁신도시(빛가람동)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수 세대를 거쳐 삶을 이어온 원 주민이라 할 수 있는 토착 농민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면 여기서 파생되는 사회적 갈등에 의한 상호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당면한 지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도시가 들어서자 근처 지가는 청정부지로 뛰어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들은 많아 졌지만 상대적으로 사람살이의 각박함은 치솟은 땅값보다 앞서 달리고 있어 수세기를 거쳐 형성된 온전히 우리 것인 농촌의 고유양속은 태풍 앞에 촛불 그 자체로 내 몰리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에 도시민들이 급속히 유입되자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토착 농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환경 오염원과 전혀 무관한, 동안 일상적이었던 작은 소각행위조차 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관련신고를 다반사로 여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농민들 분노가 넘친다.

금천면 천석 골에서 조상 대대로 농업에 종사하면서 이웃들과 얼굴을 단 한 번도 붉힌 적이 없었다는 강 씨 성을 가지신 80세의 어르신은 한마디로 말세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화된 몰지각한 신고로 내 땅에서 도둑놈 제사 지내듯 야반에 숨어서 종이 등을 소각하고 있다는 분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큰 농사가 아닌 반찬거리를 위하여 집 마당의 텃밭을 일구다 보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는 잡풀 그리고 가지·고추 대 등을 태우는 것조차 혁신도시 아파트 주민들이 사진을 찍어 고발하면 100,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그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의아하다는 토착 농민들의 성냄이 보통이 아니다.

토착 농민들은 ‘법’을 몰라서 이웃 간의 불편함을 눈감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이웃사촌이라는 화목함을 위하여 자신의 이기주의 보다 넓은 쪽의 사람다운 공존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을 농촌마을의 윤리로 알고 있기에 큰 반목과 불편함 없이 지내 왔는데 느닷없이 굴러온 ‘돌’로 인하여 박힌 토박이 ‘돌’들의 자잘한 일상생활 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면 혁신도시가 아니라 퇴보도시라는 오명으로 불리어 져야 한다는 성토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라는 교실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알찬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미천하기에 가능한 천박이 농촌과 도시의 간극을 점점 키우고 있는데 많이 앎이라는 지식으로 조금 아는 이웃을 핍박하려 드는 것은 한국식 먹물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부언하자면 앎의 양 만큼 이해의 폭을 무한 확장 시켜야 사람의, 모든 사회의 가치가 진정한 빛을 발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 전후를 기해서 혁신도시 인근의 농작물 타작 후의 보릿대 소각으로 나주시가 곤혹을 치렀는데 상대적으로 원주민들은 그 북새통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필자가 지난 15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군산을 지나 호남최대의 곡창지대, 만경창파라 불리어지는 만경들판을 지나 왔는데 보리타작 후, 모내기를 하기 위해서 보릿대를 소각하는 연기로 인해 고속도로 주변은 煙霧(연무)의 장관이었지만 해당 지역 시청에 농작물 폐기물 소각에 의한 민원 여부를 확인 해 봤지만 지역민들이 연례적 일로 여겨 별다른 민원은 없었다는 답이다.

물론 누구든 ‘법’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농촌이라는 특수한 환경은 도심과 또 다른 생활이 존재하기에 나주혁신도시를 따라 이주한 도시인들은 자신의 시각과 잣대만으로 원주민들의 일상적 행위를 재단하려 해서는 이질감만 더해 질 수 있다는 심각한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농촌의 농작물 폐기물 소각에 의한 미세먼지가 인체에 유익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연 환경과 사람에게 치명적인 다이옥신을 농가의 소각에 빗되 들먹이는 것은 ‘아는 것이 병’이라는 고질적 억지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또한 도시와 농촌은 脣亡齒寒(순망치한)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게 되어 있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공생의 관계이다. 농촌은 도시의 어머니라는 말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대를 이어온 농사 등에 대해서 지나친 왈가왈부는 삼가 하는 것이 농촌 즉, 어머니를 존경하는 일과 같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