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저수지에 물고기 씨가 말랐다”
신고에만 의존하는 지도단속, “나주시 뭐하나”

봉황농공단지에 입주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재처리 공장 K 업체가 작업 중에 발생한 폐수를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고 불법 배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업체는 폐플라스틱 분쇄품 세척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폐수를 전량 위탁처리하겠다고 나주시에 신고하여 ‘방지시설 설치 면제자’로 등록된 곳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6월 13일 공장의 분리조 물통(유효용량 9.0㎡)에서 발생한 폐수 약 3톤을 위탁처리하지 않고 공장 외부와 연결된 우수관로를 통해 무단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주민들은 이와 같이 불법 배출된 폐수가 인근 저수지로 흘러들어가 농업용수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주시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주민 A씨는 “폐수가 흘러 모이는 저수지에는 물고기 씨가 말랐다. 이 저수지 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업용수가 오염되지 않았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업체가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모아두었다가 간헐적으로 시커먼 물을 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에는 우리들이 목격했으나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방류를 한 사실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폐수는 배 과수원 옆으로 흘러 토양 오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온 나주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하여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이 업체에 대해서는 물환경보전법 제35조 제2항(방지시설의 설치 면제자의 준수사항)의 위반으로 조업정지 10일 및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환경오염행위에 대해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 때문에 폐수 불법 배출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적발될 경우 정상적으로 폐수를 처리하는 비용보다 수십 배 높은 과태료를 부과해야만 이 같은 불법 폐수 배출 유혹이 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태료 금액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태료부과 금액을 대폭 높이거나 고발조치 등 형사처벌을 병행하여야만 이와 같은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나주시 등 감독 기관에서 주민 신고에만 의존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단속 활동을 통해 폐수 불법 배출 행위를 단속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언론에 제보하거나 나주시청에 민원을 제기한 내용만 봐도 불법 폐수 배출이 이렇게 많다면 시민들이 알 수 없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불법 배출 행위가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주시의 강력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공장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본지의 취재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는 등 취재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