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시가 운영 중인 빛가람 로컬푸드 직매장 전경 (사진=정성균 기자)

광주 남구, 4,200여만원의 흑자…나주시도 본받아야
확장일변도의 로컬푸드 정책, 내실 도모해야한다는 지적

나주시가 사실상 직영하고 있는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가 매년 수십억 원의 재정적자를 나타내고 있어 재정자립을 위한 경쟁력확보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센터의 2018년도 결산서를 들여다보면 사업수익 대비 1억6천5백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였고, 여기에 국비와 나주시 보조금, 출연금 등을 합치면 사실상 연간 15억여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나주시는 이 같은 출연금과 보조금 외에도 빛가람 직매장 유지보수 공사 2,000만원, 공공급식용 냉동탑차 구입 5,800만 원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 센터는 경영지원부, 공공급식센터, 농업인 가공센터, 빛가람점 직매점 등 4개 부서에 총 31명이 근무하고 있고, 여기에 소요되는 연간 인건비만도 11여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센터는 최근 홍보팀 요원을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공공급식센터 직원을 현재 8명에서 12명으로, 4명을 늘리는 등 총 10명(결원보충 2명 포함)의 인원을 증원하였다. 여기에 추가로 소요되는 연간 인건비만도 1억3천여만 원이다. 

이 센터가 이렇게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발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명의 인원을 추가로 증원하고 로컬푸드직매장을 확대하는 등 확장 일변도의 정책을 취해가고 있는데 대해 시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빛가람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동일한 영업구역 안에서 올 7월부터 산포농협이 로컬푸드매장을 운영하게 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산포농협은 86억여만원을 들여 빛가람동 37-1 및 37-2 번지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300여 평의 건물을 신축하고 여기에 350여 평의 매장 중 80여 평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빛가람동 안에 산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설 경우 기존의 수요층을 나주시가 운영 중인 빛가람 로컬푸드직매장과 서로 나눠가지게 될 확률이 높아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도 자연드림 등 유기농 매장이 혁신도시 안에 속속 들어서고 있어 나주시 로컬푸드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어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금남동 한옥상가와 광주시 농성동에 신규 진출하는 등 확장 일변도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이제 로컬푸드의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운영으로 재정자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광주 남구가 직영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설립 2년만인 2018년에 4,2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광주 남구의 출연금이나 보조금 없이 이루어낸 성과로 나주시가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전국적으로 볼 때 지자체가 직접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는 곳은 나주시를 포함하여 총 4곳으로, 이 중 흑자가 난 곳은 광주 남구가 유일하다.

당초 로컬푸드 매장은 신선한 지역 농산물 공급과 영세, 소농, 고령 위주의 농민에 대해 농산물 판매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시민에게 공급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었다.

나주시는 “농업인 가공 활성화센터 및 로컬푸드 문화 확산을 위한 소비자 교육 등 비수익사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수십억 원의 출연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로컬푸드 사업은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시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공익적 이유로 운영자 측에서 받는 수수료 역시 공공급식의 경우 5%, 빛가람 직매장의 경우 10% 등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공익적 목적의 로컬푸드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지속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차라리 전국적인 조직과 인력, 판매망, 노하우 등이 집합된 농협 등에 로컬푸드 역할을 위임하고, 매년 투입되는 수십억 원의 예산을 오히려 영세, 소농, 고령농업인과 소외 계층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안 마련 등이 검토되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진정한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매장이 자립하고 흑자를 내어 그 과실을 시민이 골고루 나눠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로컬푸드에 대한 나주시의 재정 지원을 ‘적자“ 개념이 아닌 ”투자’ 개념으로 바라봐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투자’가 아니라 ‘낭비’로 치부하고 있다.

나주시의 공공급식 지원의 경우 현재 관내 농산물 80%외에 20% 정도는 납품 상 편의를 위해 다른 시 군의 농산물을 구입해 공급하고 있다. 즉, 파프리카 등 나주에서 생산하고 있지 않은 농산물에 대해 공공급식센터에서 5%의 수수료 등을 부담하여 구매 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공판장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하여 5%의 수수료까지 나주시가 부담하며 공공급식을 하여야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시민들의 의견도 많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운영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진단을 통해 내실화를 도모하고 재정 자립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