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반복되는 보릿대 소각으로 인해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다시면 농가에서 보릿대를 태우고 있는 모습.(사진=정성균 기자)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영농철 보릿대 소각으로 인한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6월 6일 나주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 농경지 일대에서 보릿대를 집중적으로 소각하는 바람에 연기 및 냄새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나주시청 등 관계 당국에 다수 접수되었다. 이날 나주시청 당직실에 전화로 접수된 민원은 30건이고, 전자 민원으로 접수된 것도 3건이다. 이밖에도 SNS 등에도 보릿대 소각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집중적으로 게시되었다.

누리꾼들은 게시글과 댓글 등을 통해 보릿대 타는 냄새와 미세먼지 등 피해를 호소했다. 이 보릿대 소각은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이날 ‘망종’ 절기를 맞아 관행적으로 소각한 것이며, 특히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비 오기 전에 집중적으로 보릿대를 소각하여 발생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어지간이들 태우셔야지 이해도 하지요. 어제부터 진종일 탄내에 두통이 다 오는구만. 해도 너무 합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의 입장에서는 보릿대를 소각하여야만 다음 벼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태울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보릿대를 퇴비로 만드는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인력도 부족하며, 보릿대를 잘게 잘라 버리면 모내기가 힘들어져 소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각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나주소방서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1일까지 10여 일 동안에 보릿대 소각으로 인한 11건의 출동이 있었다. 작년 6월의 경우에도 나주 관내에서 보릿대를 태우다가 불티가 인근 목재상에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도 문제다. 경기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보릿대를 비롯한 농업잔재물 소각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연간 8,642톤이고, 이는 생물성 연소 전체 배출량의 60%를 차지하는 등 농업잔재물 소각이 생물성연소 중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고 밝혔다. 실제 6월 6일 당일 나주 및 광주 지역 미세먼지 상태는 ‘최악’을 나타냈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보릿대 소각 행위가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순천시의 경우에는 6월 10일부터 21일까지 영농폐기물 불법소각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영농폐기물의 불법 소각으로 인해 산불 위험과 대기질 악화, 악취, 매연 등 주민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습 행위자에 대해서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처분보다는 보릿대를 이용한 퇴비 제조 방안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보릿대 등 농업잔재물을 펠렛 형태의 고효율연료로 만들어 활용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나주시 청소자원과 관계자는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영농활동을 위해 무작정 단속만 할 수는 없다. 퇴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농업부서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보릿대 소각에 대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