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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와 ‘기레기’로 치부되는 작금의 지역 언론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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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승인 2019.06.09  18: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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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일부 지역 언론인의 보도에 대한 가짜 뉴스(Fake News) 프레임 씌우기가 지나치다. 특정기자의 오보가 가짜뉴스로 통체로 매도되면서 지역 언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역 언론과 언론인의 자질문제를 공론화하고, 혹은 비리 등을 탓하고 비판하는 것은 의 지역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지만 특정 기자의 ‘오보’를 가짜 뉴스로 몰아가는 일부의 행태에는 동의 할 수가 없다.

오보는 불성실한 취재로 발생하는 것일 뿐 처음부터 누군가를 속이려고 의도하는 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짜 뉴스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 언론인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오보는 이름이나 지명, 날짜, 숫자, 사실관계 등을 잘못 전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가짜 뉴스는 기본적으로 언론인이 아닌 일반인이 자신의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처럼 포장해서 대중들에게 유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속임수 정보다.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 사실이 아닌 거짓된 뉴스로,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조작되거나 거짓 정보를 유포한다는 특징이 있다.  

현실적으로는 오보, 낚시성 기사, 유언비어, 편향된 의견 기사 등을 묶어 몽땅 가짜 뉴스라 부르는 경향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타임스를 가짜 뉴스라 부르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을 보면 이 용어(가짜 뉴스)의 오남용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용어를 사용하는 목적은 간단하다. 어떤 기사나 언론매체를 ‘가짜 뉴스’라 매도하는 순간 그 매체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상실되기 때문이다.

사회가 점점 전문화되고 세분화 되면서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생산되는 뉴스들은 하루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관계로 자칫 잘못된 정보로 뉴스를 작성하는 실수가 나오기도 하고 속보경쟁은 오보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넓은 의미에서 오보까지 가짜뉴스에 포함시키는 시각이 넓게 퍼져 있지만 분명한 차이점은 있다. 다시 얘기하지만 가짜 뉴스는 의도적인 조작을 전제로 하지만 오보는 보도과정의 오류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가짜 뉴스라는 용어 자체가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쓰이며 만들어진 단어여서 정의 자체가 제대로 안 돼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정치권에서 마구잡이로 사용해서 더욱 그렇다.

원래 가짜 뉴스의 개념은 마치 뉴스인 것처럼 SNS 등에 떠돌아다니는 것들을 말했다. 언론사가 아닌 누군가 장난, 혹은 특정목적을 위해 뉴스의 형식으로 만든 것을 가짜 뉴스라고 부르곤 했다. 오보가 실수에 기인한다면 이런 것들은 실수가 아니라 애초부터 의도를 갖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던 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권력을 비판하면 가짜 뉴스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권력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를 모조리 ‘가짜 뉴스’라고 하면서 이 개념이 섞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보도가 됐는데 기사 내용 중 사실이 다른 경우가 있다면 가짜 뉴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차라리 이 정도면 괜찮다. 아직 기사 내용의 사실여부가 가려지지 않았거나 거짓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기사조차 자신에게 불리하면 무조건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가짜 뉴스 프레임은 권력자들, 특히 부당한 권력자들이 전가(傳家)의보도(寶刀)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개입 의혹을 보도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러시아 스캔들’ 기사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이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던 것들이다. 트럼프의 말이 사실이라면 가짜 뉴스에 언론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을 수여한 꼴이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 새뮤얼 프리드먼은 “권력은 정확하고 진실한 뉴스에도 자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가짜 뉴스’라는 말을 붙인다”며 "미국에서 조차 권력자가 동의하지 않는 뉴스는 가짜 뉴스가 된다“면서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바 있다.

탈진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짜 뉴스는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흔한 단어가 됐다. 경계도 갈수록 모호해져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위정보, 오보, 가짜 뉴스를 엄밀히 구분하는 전문가들과는 달리, 펙트 체크가 부실해서 발생한 오보도 가짜 뉴스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작돼 유포되는 속칭 ‘찌라시’ 같은 진짜(?) 가짜 뉴스는 물론, 사실 확인 부족으로 생긴 오보도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오보도 가짜 뉴스(허위 정보)로 간주하며 가장 유해하다고 꼽았다는 한국언론진흥재단미디어연구센터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보도라도 오보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민감하다. 언론인들의 펙트 체크는 보도의 기본상식이며 의무다. 지역 언론 종사자들은 오보가 가짜 뉴스로 매도당하는 것을 탓하기 전에, 국민들의 생각이 오보까지도 찌라시나 페이크 뉴스(Fake News)와 같은 급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기사의 정확성을 더욱더 높여야 한다. 그리고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매지 말아야 한다.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기자증을 반납하라.

비민주적이고 부당한 권력일수록 허위보도가 아닌 진실한 보도에도 가짜 뉴스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언론인들은 더 정확한 기사와 바른 몸가짐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주는 사족(蛇足)을 하나 단다. 지역 언론의 ‘기레기’ 취급이다. 기레기라는 단어도 ‘가짜 뉴스’ 만큼이나 언론인들에게 모호하고 공격적인 단어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애초에 돈이나 권력을 향해 의도적으로 언론의 직무와 능력을 악용하는, 또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팽개치고 혹세무민 하면서 특권을 누리려는 기자들을 지칭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냥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들을 총칭하는 단어가 돼버렸다. 선악 불문하고 내가 싫으면 기레기 한 마디로 끝내버린다. ‘가짜 뉴스’와 ‘기레기’로 치부되는 작금의 지역 언론의 현실을 바꾸는 것은 다른 사람의 몫이 아니다. 지역 언론 종사자들의 몫이다. 지역 언론이 냉철한 자아비판과 펙트에 충실한 보도로 지역 권력이나 ’지역먹물(자칭)‘들의 비아냥거림 대상으로 추락되지 않는 것이 지역 언론의 품격이다. 품격을 갖춘 지역 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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