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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민의 ‘적극적 시민화’가 필요하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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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호] 승인 2019.05.24  17: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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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나를 비롯해 12만 시민이 살고 있는 나주에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가끔하곤 한다. ‘오피니언 리더’와 ‘생계형 서민’, ‘이대로 좋다’는 사람들이다.

‘오피니언 리더’는 지역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으로서 ‘이익집단’이라 할 수 있겠다. 이들은 입으로는 지역사회 정의와 도덕을 말하지만 뒷구멍으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일삼는다. 그들은 음흉한 속셈을 감춰 놓고 겉으로는 나주사회 정의인양 행세한다.

나주권력의 부당성을 그들도 알고 있기에 터놓고 부회뇌동은 하지 못하고 공개적인 자리(지인들과의 술, 밥자리 등)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린다. 그러다가 이권과 자리보존(기관사회단체장 등) 등의 상황이 도래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권력과 야합한다. 내 권리는 알아도 타인의 권리는 모르며, 권력의 탈법과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고 자신의 이권과 자리보존을 위해 권력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양의 머리를 가게 밖에 내걸고(懸羊頭) 개고기를 팔게 되면(賣狗肉) 그 가게의 심뽀는 보나마나다.

‘생계형 서민’은 대부분 먹고 살기에 여념이 없는 서민대중들이다. 국회의원이 나주시민을 올바르게  대표하고 있는지, 시장이 시정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시의원이 나주시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지역 언론이 사이비(似而非)하지 않는지, 시민단체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권리를 배워본 적이 없거나 주장할 방법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너무 힘들고, 고단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쓸 여유가 없다. 이들은 현실에서 주어진 작은 만족에 안주한다. 살아가면서 인간적인 모멸을 당해도 그러려니 하고 참고 넘어가기도 한다. 잘못되어 가고 있는 지역사회를 바꾸자는 외침에도 관심이 없다. 오직 하루하루를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대로 좋다’ 유형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금성산 드렁칡’이 얽힌들 어떠하리”하면서 내 배만 따뜻하면 아무래도 좋다는 사람들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선악 불문, 도덕 불문, 사회정의 불문하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부류들이다. 권력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무조건 ‘이긴 놈이 내편’이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이로우면 체면 안 가리고 아무 쪽이나 달라붙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

생계형 서민이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이해를 할 수도 있지만 그들 대부분 의식주는 해결 된 계층들이다. 먹고 살만 하니까 권력도 기웃거린다. 재력을 밑천삼아 나주권력이나 그 주변부들에게 줄을 댈 기회를 엿본다. 줄을 잘 잡으면 이권에도 개입하고 호시탐탐 신분상승(관변단체장이나 임원 등)도 노린다. 오직 일신상의 영달만이 삶의 목표다. 그들에게 도덕이나 정의 같은 단어는  사치다.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그들의 지상목표다.

오피니언 리더는 이권과 자리보존을 위해 나주권력과 동거하고, 생계형 서민은 먹고살기 급급해 나주권력의 선악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으며, 이대로 좋다 유형은 아예 나주권력을 추종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역사회에 나주권력을 견제할 세력이 없다. 나주권력을 비판해야할 위치에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비판은커녕 나주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마디도 못하고 있으니 지역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생계형 서민들은 나주권력이 마냥 잘하고 있는 줄 안다.

그들은 나주권력이 잘못하고 있으면 분명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말을 풍문으로라도 들었을 텐데 전혀 그런 얘기를 듣지 못하고 있으니 간혹 가뭄에 콩 나듯 나주권력을 비판하는 사람을 보면 되레 이상한 사람으로 여긴다. 이대로 좋다는 계층은 지역사회가 죽이 끓든 밥이 끓든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으면 언제나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병이 죽든 상병이 죽든’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이렇게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나주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도자가 올곧은 길을 가기 위해서는 주위에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하듯이,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권력을 향해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나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권력의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의 부재로 지역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서 비상식이 횡횡하고 ‘이게 나주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오피니언 리더’든, ‘생계형 서민’이든, ‘이대로 좋다’ 유형이든 누구누구 탓할 것 없다. 모두가 “이게 나주냐?”에 대한 공동정범이다. 나름대로 변명들을 늘어놓겠지만 나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범죄’에서 어느 계층도 자유스러울 수 없다.

나주라는 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먹물이 든 놈이든 아니든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의식화가 급선무다. 의식화란 한 개인 혹은 집단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복종하는 태도에서 자각을 통한 비판적 시각으로 현실적 제 모순(諸矛盾)에 대항해 그것을 극복하려는 태도로 변화하는 과정 또는 그러한 변화를 유도하는 학습이다. 작금의 나주에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식화를 통해 나주 시민의 ‘적극적 시민화’를 유도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은 권력의 부당성을 거부한 ‘적극적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6월 항쟁에 참여했던 시민과 2016~2017년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적극적 시민’으로서, 이들은 당장의 자기 이익과 무관한 공적인 일에 개입했다. 이들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불합리를 인식하고, 현실의 불법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여 행동을 취했다. 6월 항쟁은 직선제 대통령 선거제를 이끌어 냈으며, 촛불시위는 유신공주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적극적 시민’의 힘을 보여준, 의식화 된 시민들이 이루어낸 쾌거였다.

그러나 ‘이게 나주냐’로 회자되는 지역사회 현실이 가능하고 있는 것은 대다수 나주 시민들이 ‘적극적 시민’이지 못하고 현실의 지역사회구조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을 바꾸려는  생각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현실적 모순들을 해결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나주시민의 의식이 변화해야 하며, 이때 필요한 것이 나주시민의 의식화를 통한 ‘적극적 시민화’다. 나주시민이 ‘의식화’되고 ‘적극적 시민’으로 거듭 태어날 때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한 나주권력은 발붙일 공간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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