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인가”

나주시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SRF열병합발전소는 언제, 어떻게, 왜 시작되었는가? 발전소 시험가동을 두고 이해 당사자 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난제 중 난제다. SRF발전소는 2017년말 준공되었으나 시민들의 반대로 가동을 멈춘지 1년 4개월 째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SRF 발전소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가동 중단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살펴보고자한다. 이 시리즈는 1부 “SRF발전소, 어떻게 시작되었나?” 2부 “나주시 행정 대응은 적절했나?” 3부 “SRF 가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인가?” 4부 ”해결방안은 없는가?“ 순서로 연재한다.▶편집자 주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SRF 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 간에 갈등과 쟁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SRF에 대한 쟁점 중 ▲광주 SRF 반입 ▲주민 수용성 ▲환경유해성 및 시험가동 실시 여부 ▲연료사용승인 신고 수리 등 6가지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그 첫 번째로 광주 SRF 반입에 관한 문제부터 살펴보자.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위해서는 일일 444톤의 SRF 연료가 필요하고, 이 중 광주 SRF가 최대 400톤(97%)정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다뤘다. 즉 당초 협약서에 포함되지 않았던 광주 SRF가 나주열병합소 연료의 97%에 달한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범대위 측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나주시에서 발생한 쓰레기에 대해서만 나주열병합발전소에서 소각하여야하며 광주 SRF를 나주에서 소각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 측은 광주 SRF를 포함한 현재 계획대로 발전소를 가동하여도 연간 70억 규모의 적자 발생이 예상된다며 광주 SRF반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한난은 시민들의 SRF 대신 100% LNG 사용 요구에 대해서도 “5년간 무상으로 공급 예정인 SRF를 사용해도 적자 발생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를 LNG 100%로 전환하면 수익성이 도무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광주에서 생산한 생활폐기물 연료를 빛고을청정회사를 통해 나주열병합발전소에 공급(판매)하기로 하였으나 나주 SRF 발전소 가동 중지로 인해 이를 처리하지 못하여 광주에 매립하고 있다”며 한난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범대위 측은 “왜 나주가 광주쓰레기 처리장이 되어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범대위 측은 상무소각장 폐쇄에 따른 대체 소각장이 필요한 광주광역시와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해 이윤을 남기려는 한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 시민들, “왜 나주가 광주시의 쓰레기 처리장이 되어야 하나?”

두 번째, 주민 수용 조사에 관한 문제다. SRF 발전소와 같은 환경유해가 우려되는 시설이 건립될 때는 사전에 인근 주민들에게 시설 설치에 대한 설명과 협조를 구하는 수용성조사를 하게 되어있다. 이에 따라 한난에서는 2012년 7월 27일 산포면에서 51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설명회는 향후 직접적인 환경영향권에 들어갈 혁신도시 입주예정자나 공공기관 이전 대상자 등에 대해서 실시한 것이 아니라 혁신도시 조성 후 타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인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이루어졌고, 정작 입주예정인 주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한난에서는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까지 사전 설명회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행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발전소 반경 5km 이내 현 거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투표(70%)와 숙의형 공론화조사(30%)를 통해 발전소 가동 여부 즉, 수용성조사를 실시하기로 의견 접근을 본 상태이다.

◆ 혁신도시 주민들, “시험가동기간 중 아이들이 원인 모를 질병에 시름시름 앓았다”

세 번째, 환경 유해성 여부에 대한 문제다. 한난은 “지난 2017년 9월 2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약 3개월간 실시된 시험가동 기간 중 11월 2일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측정한 다이옥신 측정 결과는 배출허용기준의 1/4 수준, 환경영향평가기준의 1/2 수준에 불구하여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범대위 측은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이 (미량이나마) 검출된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질소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도 기준치 이하이기는 하지만 검출된 것은 사실”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시험가동 기간 중에 어린이들이 원인모를 질병에 시달린 사실이 넉넉히 있다”며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 문제를 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난과 범대위, 나주시 등 민관거버넌스 참여 당사자들은 “실제 환경유해성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며, 2개월간의 준비 후 2개월간의 시험가동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투표 및 공론화 조사 등 주민수용성조사를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하였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또 다시 시민들이 마루타가 될 수 없다”며 시험가동을 반대하고 있고 “인근 SRF 발전소의 환경 오염물질 배출 데이터나 2017년에 시행했던 시험가동 데이터를 활용하여 주민 수용성 조사를 하면된다”고 맞서고 있어 민관거번스가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 번째, 사용연료 신고 수리에 대한 문제다. 2017년 11월 10일 한난은 나주시에 1차 SRF 사용신고서를 접수하였지만 나주시는 악취저감 및 시민 불안감해소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한난은 11월 30일 보완서류를 제출하면서 “신고의 형식 요건을 모두 갖추었으므로 신고 수리를 해 줄 것”과 “신고 수리 거부 및 지연 시 행정소송과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난은 2018년 1월 5일과 2018년 1월 26일에 나주시를 상대로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특히 2018년 4월 10일에는 발전소 미가동에 따른 운영수익 미실현분, 영업 손실, 잉여 SRF보관비용 등 총 43억 여원의 손해배상금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나주시는 그 후 8차례에 걸친 연료사용신고 보완요청을 실시하며 한난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정 줄다리기만 계속할 수 없는 입장인 나주시는 보완요구가 완료되면 연료사용신고가 수리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 법적 보루인 연료사용신고 수리가 완료되면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막을 법적인 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나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