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 배 박물관이 년간 수억원의 예산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적어 활성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나주 배 박물관 전경 (사진=정성균 기자)

나주 배의 역사와 우수성을 홍보하고 지역 명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기 위해 설립된 배 박물관의 관람객 등 이용객이 적어 활성화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주시가 설립한 배 박물관의 이용객은 월평균 기준 2017년 272명, 2018년 299명, 2019년 4월말 현재 485명으로, 하루 평균 10~16명의 인원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배 박물관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나주시 예산은 2017년 2억 5천여 만원(리모델링 비용 포함), 2018년 1억 3천여 만원, 2019년 1억 2천여 만원 등으로 여기에 인건비 까지 합하면 년간 2억여원 정도의 규모다.

이 배 박물관에는 6급 팀장요원 1명, 학예연구사 1명, 청원 경찰 1명 등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렇게 년간 수 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 및 체험 인원이 많지 않아 박물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나주 배 박물관은 1990. 10. 6에 준공되어 29년째 운영되고 있으며, 2004년에 1차 리모델링공사를 하여 재개관 하였으나 2013. 12. 27 박물관 등록이 취소되었다. 그 후 2017. 8. 1 박물관 재등록을 하여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이 박물관은 나주시 금천면 영산로 5838(도로명 주소)에 위치하고 있으며, 3,887㎡의 부지에 연면적 1,180㎡ 규모의 지상 2층 건물이다. 1층에는 수장고와 체험시설, 카페 등이 있고 2층은 전시실로 운영 중이다.

이 박물관은 근현대 민속농경유물 87건, 총 127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1층 북카페에서 수장고 내부를 관람하는 개방형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터치스크린을 통해 배 품종별 그림을 그린 후 빔프로젝트로 구현하는 실감형 체험프로그램과 실제 재배 중인 배나무를 통해 생태를 관찰하는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주배박물관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전시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컨텐츠가 별로 없고, 텍스트나 사진 등 평면적인 전시물이 주를 이루고 있어 관람객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다. 한마디로 별로 살펴볼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시 컨텐츠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나주시 차원의 기획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나주 배 박물관의 운영방향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립 당시만 해도 국도 1호선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상 적절한 박물관 위치였으나 현재는 다양한 도로 개통으로 관광객이 이 도로를 많이 지나다니지 않고 있으므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 박물관을 왕곡면에 있는 배 테마파크와 통합 운영하여 반남권에 산재해 있는 문화 관광자원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박물관을 배 테마파크로 옮기면 나주박물관 등을 관람하는 반남권 관광객이 나주 배 박물관과 연계된 관광을 하기가 편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배 박물관을 배 테마파크로 옮길 경우 현 시설은 배 원예농협 유통 시설로 활용하면 된다.

배 박물관을 관리하는 부서도 현재 농업기술센터 배 원예유통과에서 역사관광과로 이관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즉 배 박물관에 대해 ‘생산’과 ‘유통’의 시선에서 벗어나 ‘관광’과 ‘역사’의 시선으로 전환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한편 나주 배 박물관에서는 올해부터 매월 마지막 주말에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하여 어린이를 비롯한 지역민들에게 ‘궁중음식, 배숙 만들기’, ‘제관들의 모자, 유건 만들기’, 배돌이 초콜렛 만들기‘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배 수확기에는 배 따기 체험행사를 실시하고, 북카페를 마련하여 독서와 함께 나주 배 음료 시음 등 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나주 배 박물관만의 특별한 ’맛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추가로 기획하여 관람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계획 등 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서 지적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박물관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