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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커크 윌리스 존슨(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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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호] 승인 2019.05.24  14: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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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발생한 ‘깃털도둑’ 사건 실화

2009년 6월23일 밤, 영국 런던에서 북쪽으로 60㎞쯤 떨어진 트링에 있는 트링 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류표본을 소장한 이곳에 에드윈 리스트(당시 19살)가 여행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런던의 명문 음악 교육기관인 왕립음악원에 다니는, 앞날이 밝은 플루트 연주자였다. 이날 밤 그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캐비닛들을 털어 16종의 새 표본 299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 책 《깃털 도둑》은 이 사건을 다룬 논픽션이다. 저자인 커크 월리스 존슨은 2011년 뉴멕시코주에서 ‘플라이 낚시’(깃털 등을 바늘에 입혀 곤충 모양으로 만든 미끼인 ‘플라이’를 전용 낚싯줄에 달아 낚싯대로 물고기가 있는 수면에 날려 보내 물고기를 유인해 낚는 낚시)를 하던 중 낚시 가이드로부터 이 사건의 범인 에드윈 리스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그는 어떻게 박물관에 침입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박물관의 귀하고 값비싼 보물이 아니라 하필이면 죽은 새들을 훔쳤을까?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기묘한 범죄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5년이라는 시간을 쏟아 부었다.

이 사건을 철없는 ‘덕후’의 범죄쯤으로 생각했던 저자는 이후 플라이 타잉 기술자, 깃털 장수, 마약 중독자, 맹수 사냥꾼, 전직 형사를 만나 그들의 은밀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깃털’을 통해 묵직하게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월리스 존슨은 다윈과 함께 종의 기원 창시자로 알려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탐험과, 수집벽이 있는 은행 재벌, 19세기 깃털 열병을 일으킨 모자 산업 등 개인과 사회의 역사를 종횡으로 오간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재밌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자연사발물관이 짓기까지가 하나고, 다른 하나는 이 이야기를 쓰게 만든 에드윈 리스트의 삶에 대한 기술이다. 마지막 하나는 이 소식을 들은 작가가 사라진 새 가죽을 쫓는 과정이다. 첫 이야기가 모험물에 가깝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범죄 이야기다.

마지막 이야기는 추적물이다. 약간 장르 복합적으로 펼쳐지지만 실제 내용은 트링 자연사박물관의 새 가죽 도난을 둘러싼 댜큐멘터리다. 단순히 두 번째 이야기까지만 쓴다면 흥미로운 도둑 이야기에서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면서 단순한 도둑질이 아님이 드러난다.

저자는 이 특이한 ‘깃털 도둑’ 사건의 주범과 그들만의 ‘깃털 리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은밀한 세계를 파헤치는 동시에 ‘깃털’에 얽힌 인류사의 궤적을 쫓는다. 그 여정은 흥미롭게도 탐험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첫 번째 탐험에서부터 시작한다.

도난사건의 배경을 쫓으면서 플라이 ‘덕후’들과 깃털 애호가들의 세계를 만난 저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19세기 깃털 열병을 일으킨 모자산업, 자연사박물관을 만든 은행 재벌, 다윈과 함께 초기 진화론에 바탕을 놓은 앨프리드 러셀과 과학계 내부의 사정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으로 누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첫 장부터 흥미진진해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재미에 있다. 월리스 존슨은 에드윈 리스트가 트링의 자연사박물관에 침입하던 그 날 밤의 이야기부터 독자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그 밤 이후 에드윈이 훔쳐낸 새 ‘깃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의 범행은 어떻게 밝혀졌으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에드윈이 잡히게 되었는지, 이 모든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처럼 전개된다. 에드윈 리스트가 결국 재판을 받고 사건은 종결되는데, 월리스 존슨은 특유의 집념으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취재하여 결국 이 사건에 숨겨진 진실을 캐낸다. 그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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