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읍 상남마을 주민들이 농사일 도중에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공동체의 정을 나누고 있다. (사진=정성균 기자)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바쁜 농사철, 농사일을 마치고 삼삼오오 마을 회관에 들어선 주민들이 풍성한 점심 식탁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기자가 5월 13일 마을 공동급식이 진행 중인 남평읍 남석리 상남마을(이장 윤재금)을 찾았을 때 30여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은 올해 마을 공동급식이 상남마을에서 처음으로 시작되는 날이었다. 제육볶음 상추쌈, 황태국 및 서너 가지 반찬을 차려놓고 각자 필요한 양만큼 가져와 식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 된 이날 급식에는 전날 초파일 행사를 마친 인근 금암정사에서 제공한 수박과 떡까지 곁들여 풍성한 점심 식사가 마련되었다.

이 마을은 67세대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논 농사를 위주로 딸기, 시금치, 대파 등을 재배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5년 전부터 마을 공동급식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나주시가 2008년에 전국 최초로 시행하여 10년 넘게 지속해 온 마을 공동급식은 해가 갈수록 인기가 높다. 참여 마을이 2017년 380개에서 2018년 432개, 2019년에는 480개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을 공동급식은 농번기철에 마을 단위 공동급식을 지원함으로서 여성 농업인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고 마을 공동체 정신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나주시는 마을회관이 있고 15명 이상 참여가 가능한 마을을 대상으로 1년 중 상?하반기 각 20일 (총 40일)동안 마을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마을 당 반기별로 160만원(연간32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2018년의 경우 도비 7,800만원, 시비 5억 9천여만 원 등 6억7천여 만 원이다.

나주시는 2008년 ‘나주시 농업인 마을 공동급식 지원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하여 여성농업인의 영농활동을 돕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공동급식을 시행중인 마을에서는 연간 지원금 중 절반인 160만원이 조리원 인건비로 지급되고, 1일당 4만원의 식사 재료비(연간 160만원)로 공동급식을 하는 등 급식재료 구입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 특히 여성 농업인은 힘든 농사일 도중에 집에 돌아와 점심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마을 주민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동급식 제도가 영농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이 공동급식제도는 농번기철 영농 도움을 넘어 마을 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하게 됨에 따라 향후 독거노인 등의 공동생활 지원에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는 제도이다. 또한 여성 농업인의 비중이 51%이고, 65세 이상 고령 농업인의 비율이 58%에 달하는 전라남도의 농촌 현실에 비춰볼 때 이와 같은 마을 단위 공동급식은 매우 바람직한 농촌복지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남마을 윤재금 이장은 “마을 공동급식은 농촌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매우 유익한 제도이다. 공동급식을 하는 기간에는 점심 준비 부담 없이 농사일에 전념하고, 연로한 어르신도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마을 공동체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다만 나주시가 예산을 좀 더 늘려 대상 마을을 확대하고 급식일수를 늘렸으면 좋겠다. 특히 하루 4만원의 급식 재료비를 현실화 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또한 마을 주민 윤 모씨는 “바쁜 농사철에는 마을 급식이 효자다. 한 끼 식사 준비만 안 해도 이렇게 편하다. 공동급식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주시는 연간 40일에 그치고 있는 공동급식일수를 늘리고, 급식재료 구입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인원 수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책정된 일일 급식재료비에 대해서도 적절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남평읍 상남마을은 ‘모락모락 마을 공동체 사업’에 참여하여 꽃차 만들기 사업, 마을 화단 가꾸기 사업 등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