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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선 아무도 내가 개(犬)인 줄 몰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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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호] 승인 2019.04.21  21: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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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스마트폰 인터넷 SNS의 발달과 사용으로 인터넷을 통한 의견교환과 미디어를 통한 새로운 문화가 새롭게 생겨나고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무분별한 악성댓글과 그로인한 갈등이 조성되는 등 사회, 문화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야기 시키고 있다.

인터넷에 게시된 콘텐츠 아래에 짧은 글을 남기는 댓글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이제 온라인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SNS 등에 게재된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이에 동조하거나 비판하고 다양한 의견을 다는 등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여론 형성에도 기여를 한다. 개인이나 기업, 심지어 정부의 정책  등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터넷 댓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비대면(非對面)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악용해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소위 악성댓글이 기승을 부리며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알바를 고용해 포털의 댓글이나 조회수를 조작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등의 사례도 늘고 있는 등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나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2월 나주투데이 ‘이철웅 칼럼’을 통해 “지역사회 밴드가 활성화되면서 특정인이나 특정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밴드가 악성댓글로 인해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바 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알바고용까지는 아니겠지만 일부밴드장과 특정단체 밴드 등에 소통주제와는 별로 무관한 개인적인 감정이 뒤섞인 악성댓글들이 날이 갈수록 특정밴드를 점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 악성댓글에 반박하는 또 다른 악성댓글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밴드가 혼탁해지고 있다. 소통의 공간이 ‘원한의 공간’으로 유통되고, 헤게모니(Hegemonie) 다툼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2월 칼럼에서 얘기했듯이 지역사회 밴드의 활성화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본인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사회현실에 대해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부밴드가 혁신도시열병합발전소라는 ‘뜨거운 감자‘를 만나면서 발전소 가동의 선악에 대한 소통보다는 특정밴드 간 ’이해충돌‘로 치댔으면서 감정배설 공간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날 댓글문화는 미니홈피, 블로그, 웹서핑 등과 함께 새로운 문화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은 가장 역동적인 댓글문화로 주목받는 나라다. 특히 댓글문화는 사회현실에 참여할 공간이 부족하고 갈수록 고립화 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유로운 의견교환과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었다. 누구나 댓글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격려하는 공동체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에 찬물을 끼얹는 악성댓글로 우리의 댓글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멀쩡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인민재판, 홀리건 같은 집단행동으로 증오문화를 확산시키는 무기로 악용되는 등 댓글문화는 지킬과 하이드처럼 인간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표출시키고 있다.

악성댓글은 사이버범죄의 일종으로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이 올린 글에 대한 비방이나 험담을 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총칭한다. 악성댓글의 특성은 단순한 댓글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초래하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피해자의 자살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아주 위험한 살인무기와도 같은 것이다.

인터넷 같은 온라인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특히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서로의 모습을 마주보지 않고 오직 글로만 주고받는 형식이고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악용하여 생기게 된 것이 악성댓글이다.
악성댓글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익명성 뒤에서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상실하고 일시적으로 댓글 다는 경우로서 이런 악성댓글은 지속적이지 않으며 그 파급효과가 크지도 않다. 다른 하나는 네티즌의 관심을 끌거나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악성댓글을 수시로 다는 경우로, 사회적 문제가 되는 악성댓글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지역사회 밴드에서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관심을 끌기 위해 악성댓글을 달고 상대를 비방하는 것에만 집증한다. 이런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은 네티즌의 질책에도 죄의식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과시하고 상대의 반응을 즐기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하다.

악성댓글은 상당히 감정적이고 욕설을 비롯해 격하고 선동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자극적인 악성댓글에는 원색적인 비난이나 비판이 주류인데 이런 무개념들을 동조하는 사람들이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마련이다. 악성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의 반응을 ‘관심’이라고 생각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행위를 반복한다. 죄의식 느끼지 못하고 관심 받고 싶어 악성댓글을 이어간다.

한국대학에서 근무했던 어느 외국인 교수가 우리나라의 댓글문화를 “서방국가가 200년에 걸쳐 이룬 민주주의를 50년 만에 압축도입하면서 계층세력 간에 형성된 뒤집기 문화에 연유한다”고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댓글문화는 ‘내 이름’으로 책임 있는 문화를 가진 선진국과 같이 정제된 언어로 자리메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댓글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하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댓글에 대한 문화적 접근자세다. 댓글은 개인이나 특정집단만을 위한 소통수단이 아니다. 댓글을 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인(公人)으로서의 책임을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댓글문화가 황폐화되고 있다.
‘깨진 유리장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은 사소한 것들을 방치해 놓으면 나중에는 더 큰 일로 발전한다는 의미이다. 지역사회 일부밴드의 악성댓글이 더 이상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 전에 관련자들의 자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사족 : 윌리엄 미첼이 쓴 ‘비트의 도시’ 뒤표지를 보면 재미있는 그림이 있다. 개가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누르며 생각한다. “인터넷에선 아무도 내가 개인 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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