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란 무엇일까?
한솥밥을 같이 먹는
사람들이 식구라면 요양원에
사는 사람들 모두 식구다 식구는
울일, 웃을 일 맛있는 반찬처럼 나누고
뜨거운 국그릇 엎듯이 한바탕 툭탁거리다가도
시디신 김치국물 떠먹듯 눈 딱 감고 화를 삼킨다
넘어진 궁시렁댁을 제 몸도 못 가누는 편마비꽃술댁과
제 이름도 잊은 치매하늘댁이 끙끙거리며 식구를 부축한다
할미꽃 세 송이 한데 엉클어지며 수수다발처럼 넘어진다
괜찮냐며 쓸어주고 다독여주고 벗어진 신발까지 챙긴다
설움을 가득 머금은 칠월의 더운 바람이 뭉클해진다
한바탕 울어주고 가겠다고 바쁜 걸음을 멈춘다
빗방울 후드득 후드득 식구들 가슴에 듣는다
한솥밥에 뜨거운 밥물이 주르륵 끓어넘친다
흘린 밥풀 주워 먹으며 허기진 강물이
쿨럭쿨럭 마른 기침소리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