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어느 정부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대통령 당사자가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삶의 과정이 오염되지 않은 등등의 이유로 맑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적임자라는 기대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장관들처럼 문재인 정부의 대부분의 宰相(재상)들이 남들보다 재산을 더 많은 불리기 위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자신들만의 자식 출세에 주춧돌을 놓아주겠다고 좋은 학군을 위해 위장전입, 그리고 금수저를 만들겠다는 편법증여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들이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상대적 허탈감의 피로도가 누적되어져 가고 있다.

인간의 최대 약점이 物生心(견물생심)이라고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게 된 특수한 배경을 되돌아보면 오늘도 어제와 같이 국가정의가 확실히 고장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의롭지 않은 부귀는 뜬 구름 같다’는 논어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가정도 아닌 한 나라를 운영하는 재상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청백리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반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 도덕적 수준에 미달이라면 마땅히 자리를 사양하는 것이 국민을 존경하는 최소한의 예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선비들은 ‘나물 밥 먹고 물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아도 즐거움이 청렴과 검소에 있으며, 옳지 못한 부귀는 한낱 뜬구름과 같다’라고 여겨 ‘곡굉이침지’를 당당한 기개로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었다. 또한 참된 선비는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공부하는 것을 즐기며 정의롭지 않은 권력이나 부를 하찮은 버러지처럼 대했으며 선비는 하늘이 준 벼슬 즉, 天爵(천작)이라 하여 어짊과 의로움 그리고 진실함과 善(선)을 좋아했다는 부분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한민국 재상들은 대오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조선시대 3대 청백리라며 후대에서도 칭송이 드높았던 분들은 충남 아산의 고불 맹사성(古佛 孟思誠), 경기 파주 반구정의 방촌 황희(?村 黃喜), 전남 장성의 아곡 박수량(莪谷 朴守良) 이렇게 세분이시다.

특히 고불 맹사성 선생의 일화 중에서 명색이 재상집인데 하도 누추해 빗물이 줄줄 세는 것을 눈물겨워 했던 관원에게 나라의 백성 중에 자기 집을 가지지 못한 백성이 많다며 자신의 거처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대한민국 각료들의 돈 벌이, 출세의 혈안에서 맹사성의 안빈낙도는 ‘무능’의 표본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모름지기 국가와 민족이라는 대의명분에 따라 충성스런 백성의 신하가 되기 위해서는 그릇된 세속의 흐름을 핑계 삼아서는 안 된다.

다시 愼獨(신독)에서 관료의 길 또는 사람의 길을 물어야 한다. ‘신독’이란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언행을 삼가’하는 것을 말하는데 선비의 진수라 할 수 있다. 누구든 하얀 쌀밥에 고깃국을 싫어 할 사람이 있겠는가만 사회 그리고 경제·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여하한 국가공무원 또는 선출직 공직자는 자신과 처자식의 목구멍을 먼저 챙겨서는 史草(사초)의 기록은커녕 도둑놈 되기 십상이고, 오늘도 ‘관’ 쓴 도둑놈들은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

물론 우선 먹기 좋기는 곶감이라는 말이 있다. 見利思義(견리사의) 없이 이 곶감만을 좋아하는 부류들 치고 뒤끝이 좋은 사람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대한민국 사회가 구정물처럼 혼탁한 원인이 사회지도층의 사회 윤리와 도덕의 타락에 있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타성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네 편, 내편이란 편향에 집착하여 내편만이 사회정의라 여긴다면 틀림없는 소인배가 맞다. 소인배들만 黨同伐異(당동벌이)에 능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위험하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대표의 해방정국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논란과 518폄훼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36.6%, 한국당 31%라는 의미심장한 지지도의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만 바라보고 각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