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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 그늘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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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호] 승인 2019.03.10  13: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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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노간주나무는 배부르다
날아올라 바늘잎이 우거진다
바늘도 힘을 합치면 그늘이 만들어진다
따갑다고 핀잔주던 다람쥐도 그늘에 든다
87세 한겨울 노간주나무는 사지마비환자다
바늘잎은 우수수 떨어져 구멍마다 바람차지다
새들이 앉으려다가 여윈 가지만 흔들고 사라진다
뿌리째 뽑힌 채 침상에 누워
두 손 가지런히 모으고 식사 기도하신다
“내일은 저를 강건하게 만드셔서
팔월처럼 큰 그늘 짓게 하소서, 아멘.”
식사를 돕던 나도
두 손 모으고 “아멘” 한다
“간호사양반, 참 자상하네,
손댈 때마다 편안해지네.”
바늘잎 같은 말씀을 풀어 큰 그늘 지으신다
 
팔월보다 더 뜨겁던
피로가 사르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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