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균 취재/보도국장

지난 1월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인규 나주시장을 비롯한 자녀, 선거 캠프 관계자 등 6명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린 광주지방법원 301호 법정은 숙연했다.

이날 공판은 재판부의 선고를 앞둔 마지막 결심공판으로서 피고인뿐만 아니라 검찰, 변호인 모두 초초한 심정으로 법정 안은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였다. 이날 재판에는 이러한 관심 때문인지 강 시장의 지지자나 시청 공무원, 일부 시의회 의원들 까지 방청석에 모습을 보였다.

몇 가지 간단한 재판 진행 절차가 끝나고 검찰의 구형이 있었다. “피고인 강인규는 본선보다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민주당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선거운동을 실시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한 검찰은 강인규 피고인에게 벌금 150만원을 구형하였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이어 불법선거운동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 자녀 및 선거 캠프 관계자에 대한 구형이 있었다. 그 자녀들은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 조사 과정에서 카톡을 통해 허위의 응답을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구형에서 자녀의 범행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한 자녀에게는 징역 1년을, 또 다른 자녀에게는 벌금 200만원을 구형하는 등 이 사건을 예사롭게 여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서 강인규 피고인은 본인 및 자녀 2명 등 일가족 3명이 나란히 피고석에 앉아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을 기다려야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어지는 변론에서 강인규 피고인 아들 강 모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하여 국내 실정을 잘 모르고 벌인 일이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직 아버지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하였다.

이 같은 변론이 이어지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강인규 피고인은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자녀들이 자신 때문에 겪게 되는 아픔을 생각하니 아버지로서 가슴이 미어지는 회한의 감정이 눈물로 흘러 내렸을 것이다. 어쩌면 아들이 받은 ‘징역 1년’의 구형량은 바로 자신이 받은 구형량과 다름이 없다는 비참함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을 지도 모를 일이다.  자녀에 대한 이 땅의 모든 부모의 마음이 모두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나주시장인 강인규 피고인은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을 또 다른 나주 시민에게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1월 자신에게 불편한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나주투데이 등 언론 기관의 종사자를 고발하였고, 그 중 대부분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한 가지 사건만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강인규 나주시장에게 묻고 싶다. 시정에 대한 감시견(watch dog)이 되어 권력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하고 비판하는 등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정론직필하는 언론인을 대상으로 고발 등의 방법으로 재갈을 물리려하는 시도가 온당한 것인지를.

자신도 자녀들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부의 입만 쳐다봐야하는 긴장된 순간을 겪어보았으면 시민들에게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11만 나주시민의 수장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301호 법정에서 강인규 피고인이 흘린 눈물의 의미가 자신의 피붙이에 대한 연민과 회한에 머물지 않고 나주시민의 수장으로서, 시민의 아버지로서 흘리는 눈물이길 바라는 마음이 어찌 필자 뿐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