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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투데이 이철웅 편집국장 신년사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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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호] 승인 2018.12.28  19: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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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평생 추위에 떨어도 향기 팔지 않고…’

   
▲ 이철웅 국장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나주투데이의 2018년 한해가 저물고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사를 쓸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마음이 착잡하다.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했던, 당시에 많은 국민들로부터 비웃음을 받았던 박근혜의 말이 순간 뇌리를 스치는 것은 나주투데이 2018년이 견디기 힘든 시련의 시기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도처에 나주투데이에 대한 응원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에 힘을 얻는다.

나주투데이는 2018년 신년사에서 “던져주는 여물을 씹는 소들의 반추(反芻)처럼, 나주권력의 노리개가 되려거든 차라리 펜을 꺾고 나주권력의 하수인으로 들어가는 게 났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직업정신을 잃었을 때는 직업인으로서 죽은 것이다. 나주투데이를 비롯해 지역의 풀뿌리 언론이 나주권력의 부역자(附逆者)로 나주역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소회도 밝혔다. “살기위해 보도하지 않고 보도하기 위해 존재할 것이다. ‘성역’ 없는 보도로 어떤 잘못에도 눈감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자화자찬 같지만 나주투데이는 2018년의 신년사에 충실했다고 자부한다.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자부심의 뒤안길에는 송사(訟事)라는 불청객이 똬리를 틀었다. 송사는 올해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나마 대한민국 기자 3명중 1명은 기사 때문에 소송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위안을 삼는다. 그중 한명에 속했다는 동류의식(同類意識)도 느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1일부터 9일까지 9일 간 기자 301명을 대상으로 언론 소송과 언론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27.6%는 취재나 보도로 인해 법적 소송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소송 이유는 ‘명예훼손’이 78.3%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응답자의 77.7%는 ‘공익이 있다면 소송을 감수하고 보도하겠다’고 답했다. 나주투데이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기자는 검찰이나 경찰이 아니다. 모든 사실 관계를 규명하고 보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믿을 만한, 상당한 정도의 합리적 의심, 근거를 갖고 있다면 보도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특히 공익적 가치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도 태블릿PC 나온 것 하나만 갖고 보도를 이어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어냈다.

나주투데이는 2018년 새해벽두부터 나주권력으로부터 가짜뉴스 프레임 씌우기의 표적이 됐다.  새뮤얼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는 “권력은 정확하고 진실한 뉴스에도 자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가짜 뉴스'라는 말을 붙인다”며 “미국에서조차 권력자가 동의하지 않는 뉴스, 권력을 비판하는 뉴스가 가짜 뉴스가 됩니다.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라고 했다. 권력자의 반대 언론에 대한 가짜뉴스 프레임 씌우기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나주는 지난 2018년도 다른 해와 다름없이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쓴 소리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입을 다물었다. 쓴 소리는커녕 부화뇌동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지역 언론, 시민단체, 나주시의회는 약속이나 한 듯이 입에 자물통을 잠갔다. 나주의 오피니언리더들은 하나같이 갈지자걸음을 걸었다. 던져주는 고깃덩이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서 나주의 정의는 실종됐다. 무늬만 언론, 무늬만 시민단체, 무늬만 지역민의 대표였다.

‘정의’만큼 매혹적이고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적인 말은 없지만 나주에서의 정의는 실종됐다. "정의는 늦게 와도 어김없이 오는 것"이라는 고대 그리스 7현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솔론의 시구는 나주에서는 요원하기만 하다. 정의에 이르는 길은 주단 깔린 왕도가 아니라고 하지만 나주의 지난 1년은 정의와는 너무나도 많은 담을 쌓아버린 부끄러운 한해였다.

침묵해서는 안 될 때 침묵하는 것은 사기극이다. 침묵은 악과 협력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의 침묵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누군가는 악과 협력하고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 또한 대중을 상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 공적 사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의사표시를 기권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언론인과 언론사는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고 확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회의 공기(公器)고 기관이다.

지역 언론을 비롯한 오피니언리더들이 지역사회의 오늘의 사실을 오늘에 규명하지 않고 먼 훗날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비화나 읽을거리의 자료로 생각하는 한, 나주의 부정의는 계속되고, 지역민의 알권리는 실종되며, 부당한 권력은 진화를 거듭한다.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임을 안 이발사가 그 사실을 말할 수가 없어 산속 굴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친 것은 차라리 우리 언론보다는 애교가 있다. 그 이발사는 그 사실을 당장에 알려야 할 사회적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은 대중에 의해서 그 요청을 받고 있으며 보도기관은 그 임무를 자청하며 조직된 기관이다.

지역 언론(풀뿌리언론)의 현실은 어떤가. 한마디로 워치독(Watchdog)의 부재다. 나주권력에 대한 ‘감시견’ 역할을 수행해야할 언론이 보이질 않는다.

2019년 새해를 맞아, 비겁함과 탐욕으로 가려진 지역 언론의 현실을 성찰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을 좀 더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 끊임없이 거기에 비추어 보는 일 외에, 용기와 깨끗함을 우리의 내면에 자리 잡게 할 방법이 따로 있을까를 나주투데이는 고민한다.

본래 신년사라는 것이 새해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미사여구로 장식하고 나열하는 형식인데 나주투데이는 2018년을 미쳐 망년(忘年)하지 못한 체 맞이하는 새해 아침이라 그런지 희망을 말하지 못했다.

나주투데이는 옛 선비의 한시로 2019년 신년사를 대신한다.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은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번을 꺾어 나누어져도 또 다시 새 가지를 띄운다.”

나주투데이 독자여러분과 향우님들 그리고 나주시민여러분! 새해에는 더욱더 건강하시고 행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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