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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정남구(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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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호] 승인 2018.11.23  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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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왜?”에 대한 답을 찾아서!

전라도는 천대받은 땅이다. 차별받은 사람들의 땅이다. 그래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지금도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은 차별받은 땅, 천대받은 땅 전라도의 1000년사를 파헤친다.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전라도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왜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가를 알아가는 긴 여정이다. 1018년(고려 현종 9년) 고려시대, 강남도와 해양도를 합쳐 전라도가 만들어졌다. 2018년은 전라도가 그 이름을 얻은 지, 꼭 1000년이 되는 해이다.

   
 
저자는 전라도에 대한 차별과 오해, 편견이 어디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치열하게 탐구한다. 땅, 선비, 신선, 밥 등 8개의 핵심 주제들을 일말의 과장과 미화를 배제한 채, 현장 취재하듯 논픽션 형식으로 서술한다. 역사를 통틀어 끝없이 수탈 대상이었던 지역, 국가적 환란 앞에서 목숨 던져 저항해온 땅, 새로운 사상과 종교가 싹 튼 전라도에 대한 깊은 통찰에 이르게 해줄 의미 있는 책이다.

저자는 전라도가 폄훼를 당한 진짜 이유가 전라도에 빼앗아갈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빼앗는 자들은 상대를 ‘악’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래야 양심을 달래고 편한 잠을 잘 수 있으니까. 그러나 저자는 또한 수탈당하고 반역한 땅이란 인식은 전라도의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제에 먼저 직면했기에, 앞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 몸을 부셔 벽을 깨뜨리려 애쓴 사람들의 땅이라 해야 맞는다는 것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훗날 정조라고 불린 조선의 22대 임금 이산이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한 그 어조로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라도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전라도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 전라도 사람들이 오랜 세월 받아온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탐구 끝에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좋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전라도 이야기는 알맹이 없이 빈껍데기만 유통된다”는 저자의 안타까움은 전라도라는 땅의 서사를 8가지 키워드로 꼼꼼하게 짚어간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읽다보면, 낯선 이야기에서 낯익은 이야기로 구성됐는데, 억압의 서사 외에 전라도의 사람들에 대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들려준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는 전라도를 축소시키지 않고 쓴 한반도 천년사인 셈이다.

1장은 임진전쟁 때 전라도 이야기다. 조선이 일본을 물리치는 마지막 보루가 된 곳이 전라도다. 그러는 동안 ‘코 베임’을 당하면서 이 나라와 백성을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다. 2장은 조선 불교 이야기, 그리고 ‘부처의 화신’이라 불린 진묵대사 이야기다.

3장은 신선을 꿈꾼 사람들의 이야기다. 허균이 소설로 써서 남긴 ‘남궁선생’(남궁두)과 청하자 권극중이 주인공이다. 4장은 전라도 농경지를 일군 피땀 어린 역사를 다룬다. 벽골제, 눌제와 개간, 간척 이야기다.

5장은 전라도 선비, 유학자의 계보를 다룬다. 6장은 갑오년 동학농민전쟁과 항일 의병 이야기다. 그 전사로서 1862년 임술년 민란 이야기로 시작한다.

7장은 동학의 창시자 최수운에서 시작해, 증산 강일순, 보천교의 차경석으로 이어지는 개벽 사상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8장은 조선말에서 1950년까지 토지를 둘러싼 갈등과 그 부분적 해결책으로서 농지개혁 이야기를 다룬다.

호남, 영남이란 지명의 유래, 임진왜란 때 승의군의 활약, 구미호와 삼신산 전설, 벽골제와 눌제의 역사, 전라도 간척의 역사와 윤선도와 갑오농민전쟁의 뒷이야기, 역사에서 지워진 보천교 등 이 책에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가 아주 많다.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표층 바로 아래 의미심장한 지층을 이루는 전라도의 1000년을 다룬다. 임진전쟁 때 전라도 이야기부터 갑오년 동학농민전쟁과 항일 의병 이야기, 조선말에서 1950년까지 토지를 둘러싼 갈등이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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