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良心(양심)의 사전적 풀이는 “도덕에 의하여 사물을 판단하려고 하는 것, 또는 도덕에 적합한 것”이라 적고 있다.

여기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및 그에 맞는 행위’를 ‘도덕’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가가 강제하고 있는 중대한 의무이행이 인간의 양심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시각에서 의문이 많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가치가 부정되어져 왔던 기막힌 역사가 오늘도 가열 찬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즉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수 없는 지정학적 한계에서 국가와 민족을 보위해야 할 병역의무를 단지 사람을 살상하는 총을 잡지 않겠다는 종교적 이유로 거부하는 것을 양심으로 규정 할 수 있냐의 판단은 ‘법’의 영역에서 판단되어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절대적 법 감정과 정서가 필요하다.

서양의 기독교 문화는 십자군 전쟁에서 보듯 이념과 신념에 따라 나와 다른 이념과 신념을 정벌하기 위한 살상이 합리화 되었었고, 지금 세계 곳곳의 유혈충돌과 피비린내 진동하는 폭력도 십자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면 믿을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러나 우리 문화는 그들과 전혀 다른 殺生有擇(살생유택)이라는 지극히 타당한 국가와 민족 보위 가치를 가장 중요시 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호국신앙의 요체는 국가가 없으면 종교가 존재 할 수 없다는 가장 위대한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에서 오늘의 양심을 들먹인 병역 거부와 僧兵(승병)이 겹쳐 보이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곧 애국이 양심이고 애족이 양심이라는 의미다.

문명화 된 국가와 사회는 인간의 천부적 양심을 철저하게 보호해 할 의무가 반드시 있으며 국가의 존재가치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해방이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인간의 천부적 양심을 철저하게 보호해 할 의무를 저버리고 끼리끼리 작당하여 호의호식에 이어 권력과 부의 대물림도 예사롭지 않게 여겼던, 거꾸로 가는 전차에 우리는 합승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모병제가 아닌 강제 징집제인 우리나라에서 국민의 의무인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정치범의 한 유형으로 수형생활 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는 요구되는 상황에서 병역거부를 양심에 의한 행위로 오도 시킬 일이 아니라는 반론은 지극히 정당하다는 대다수의 시민들 생각이다.

여기서 우리가 양심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태어나면 일련번호가 부여되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열 손가락의 지문과 함께 주민등록을 해야 하는 이러한 경찰국가 편의적 행위가 사람 개개인의 양심에 반한 일인지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은 이유는 우리만의 특수한 정치적 환경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질적인 예를 든다면, 미국인구수는 세계 3위 3억2천6백만 명이고, 대한민국은 세계 27위 5천1백만 명이지만 여기서 깜작 놀란 일은 미국정부에서는 미국시민들에게 열 손가락의 지문채취와 함께 주민등록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인권유린 우려에 있다.

미국시민 누구든 국가라는 타의로부터 통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천부적 권리보장인데 197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직업군인 형식을 빌린 모병제의 탄생도 이러한 기조가 강하게 깔려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이 양심을 들어 병역을 거부할 천부적 권리를 모든 젊은이들에게 보장해 주려거든 우선 강제 징집제 병역은 폐기되어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또한 서구 유렵 등의 선진국 국민들 의식은 국가와 민족이 외세로부터 침탈당했을 때 제일 먼저 전쟁터에 달려간 사람들은 국가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상류층 자식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크고 작은 권력자 자식들은 평상시에도 편법 또는 온갖 불법을 동원하여 병역 기피가 권력처럼 세습 되다시피 한 천박한 나라에서의 병역거부문제는 또 다른 사회 갈등의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부당국은 국민들이 수긍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한민국 국가와 민족 없는 종교인 이라면 그를 양심의 소유자라 부를 이유가가 없다. 차라리 아나키즘(anarchism) 즉 무정부주의라면 이해가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