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정 射員(사원), 나주시에 감사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
보조금 유용의혹, 자격 없는 임원 등 삐뚤어진 뿔 바로 잡히나

서양에 엘리트 문화가 있다면 조선엔 당당한 선비 문화가 있어 국가의 든든한 동량이 되었다. 여기서 선비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기초적으로 六藝(육예) 즉,  禮(예), 樂(악), 射(사), 御(어), 書(서), 數(수)라는 교육에 충실해야 했었는데, 육예를 모른다면 선비반열에 오를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선비들이 학문의 切磋琢磨(절차탁마)를 위한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射·御(사·어), 활을 쏘고 말 타는 것을 익혀야 했다는 부분이 오늘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치국안민(治國安民)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힘써 익혀야 할 선비들의 필수 덕목이었다.

또한 활을 쏜다는 것은 인격 수양의 길이고, 五謝(오사)라 하여 활쏘기를 예(藝)의 경지로 여기기도 했다. 이렇게 장황하게 ‘활’에 대해서 사설을 길게 뽑은 것은 어중이떠중이 시중잡배 모두다 활을 잡을 수는 있지만 선비 정신을 잃어서는 잡놈들의 난장이라는 비난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주지역 뿐만 아니라 예를 숭상하는 고을일수록 활터의 분위기는 엄숙하다 못해 비장함 마저 감돌고 있는데 이러한 활터에서 잡배들이 날뛰게 된다면 그 고을은 이미 떡시루 엎어 놓은 꼬락서니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주지역의 인덕정 활터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한량들의 놀이터가 되었는데 근래 들어 일부 잡배들의 놀이터가 되었다는 의식 있는 시민들의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편에선 인덕정의 사유화가 가장 큰 문제라는 원성이 자자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삐뚤어진 부분은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일부 인덕정 射員(사원)들이 들고 일어나 나주시에 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감사 요지는 크게 전국 궁도 종합선수권대회의 행사 명목으로 나주시에서 보조금 4천 5백만 원을 교부받았는데 이중 4백여 만 원의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적시해  나주시가 철저한 감사를 통해 발본색원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와 함께 2016년∼2017년, 나주시 예산으로 대한궁도협회가 주최가 되고 전남궁도협회에서 주관 하여 ‘전국 궁도 종합선수권대회’를 개최 했는데 이와 관련한 나주시 예산 편성이 올바른지 감사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인덕정 이사회에서 선출한 집행부(사두 등 임원)는 반드시 총회 또는 임시 총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집행부의 효력이 발생하나 지난 2017년 1월 총회에서 인준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후 오늘에 이르기 까지 임시 총회는커녕 단 한차례의 월례회조차 열리지 않음으로서 인덕정 운영에 심각한 사태를 불러오고 있다며 나주시체육회가 나서 나주시체육회 공정위원회를 소집하여 절차상의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고 요구하게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편 감사를 요구한 관계인들이 지난 14일 강인규 시장을 직접 면담하여 인덕정 내분사태에 대해서 심도 있는 의견을 개진하고 합당한 나주시의 조처를 요구 했는데 앞으로 나주시가 예리한 명검이 될지 아니면 녹슨 헌 칼이 될지 주목 받고 있지만 초록은 동색일 것이라는 한숨도 있다.

여기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한편의 주장 전부가 善(선)이라 가정해도 나주시가 나서 快刀亂麻(쾌도난마)의 칼 솜씨를 뽐낸다는 것은 그들의 공직 생리상 어렵지 않겠냐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주시장에게 없는 솔로몬의 지혜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나주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문제점을 전달한 이상 전체를 묵과하기는 어렵지 않겠다는 중론도 있다. 이제 인덕정 문제는 나주시와 나주시체육회로 넘어갔다. 여기서 종지부를 찍지 못한다면 나주시와 나주시체육회는 접시 물에 빠져 비명횡사만이 정답이라는, 사태를 지켜본 시민들의 이구동성이다.

나주시민사회에서는 인덕정이 바로 설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은 인덕정을 사유화 시킨, 그리고 도덕적 그리고 윤리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응분의 책임을 지고 활터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나주지역사회에서 언제부터인지 남들의 이목을 개차반으로 여기는 반인격적 풍조로 인해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조차 잊고 사는 까닭에 그들은 오늘도 씩씩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낮 뜨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