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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델》 레일라 슬리마니(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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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호] 승인 2018.11.02  18: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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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쿠르상 수상작가 레일라 슬리마니의 도발적 데뷔작
여성의 삶, 그리고 한 인간의 고독에 대하여

‘2016년 공쿠르상의 파격적인 선택’이라는 평을 받은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의 데뷔작품이다.  단 두 번째 작품으로 공쿠르상을 받은 작가답게 데뷔작 또한 독자와 문단, 언론 모두의 큰 찬사를 받았다. 프랑수아즈 사강, 시몬 드 보부아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 평단과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등장한 작가들처럼 레일라 슬리마니 역시 관능적이고 파격적인 첫 번째 소설로 프랑스 문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그녀, 아델》은 남성의 성욕에 비해 은폐되고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의 성욕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소설로 평가되며, 많은 여성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받았다. 작가는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욕망에 둘러싸인 여자 “아델”을 통해 인간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여준다. “현대판 『보바리 부인』”이라는 프랑스 언론의 평가처럼, 평범한 일상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허영과 불륜으로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 한 여성을 통해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책의 주인공 아델은 파리지앵으로 35세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신문사 기자다. 그녀에게는 돈 잘 버는 외과의사 남편이 있고, 세 살 난 아들이 있다. 언뜻 아델은 우리가 흔히 행복의 기준으로 꼽는 틀 속에 한 송이 꽃처럼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델에게는 도무지 이성의 힘으로 떨치기 어려운 본능이, 그녀 스스로도 “나 자신보다 더 힘센 어떤 게 날 움직인다”고 하소연 하는 것이 있다. 그 힘 앞에선 직업적 야망도, 남편을 향한 충실한 애정도, 아들을 위한 모성도,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전부 무너진다. 그녀는 심각한 님포매니악(Nymphomaniac)이다.

우리가 흔히 색마 또는 색광이라 부르며 광기 난 불순함으로 치부하는 동제불능의 욕망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리는 님포매니악의 고통과 추락을 작가 레일리 슬리마니가 과감하게, 날카롭게, 차갑게 그려내고 있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그녀가 두려워하는 건 남자가 아니라 고독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두 남자와 맺는 극단적인 관계에서 아델의 ‘질병’은 폭발한다. 한눈에도 건달로 보이는 청년들 앞에서 코카인과 샴페인에 취해 극단적인 자극을찾아달라고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호소하는 아델의 몸짓은천 형과도 같은 자신의 질병을 향해 내리꽂는 비수이자, 그것을 질병이 아닌 지독한 취미로 단죄하며 백안시하는 사회를 향해 던지는 저항의 몸부림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여성의 성을 순수함 속에, 성스러움 속에 가두어 두려고만 한다. 하지만 《그녀, 아델》에서는 그런 여성의 성적 욕망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을 넘어서 한 여자가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또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차가운 문체로 전달한다.

아델이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 장면은 자극적이거나 외설적이지 않다. 오히려 차갑게 분석된 진료 차트를 보는 것 같다. 환자의 케이스를 보는 것처럼, 그녀의 욕망 자체가 아니라 그녀가 나타내고 있는 증상에 집중하게 된다. 쾌락도 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그녀의 내면에 어떤 슬픔이 자리하고 있는지, 원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은 그녀에게 참을 수 없이 지루하다. 일상이 주는 지루함의 자리에 그녀는 에로티시즘을 두었다. 성적인 긴장감은 그녀의 일상에 활력을 준다. 그녀는 남자들을 원한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그녀를 욕망하는 마음을 원했다.

하지만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가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그녀의 뻥 뚫린 내면, 고독감, 깊은 공허를 채울 수 있는 건 인내로 다져진 사랑이다. 슬픔이 물러날 때까지,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웅크린 공포가 입을 다물 때까지 그녀를 붙들어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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