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AI 특별방역대책 추진 계획 발표
“휴지기제 1개월 단축…수급 큰 지장 없을 것”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된 전파 경로로 꼽히는 겨울 철새가 올해 9월 말부터 40만여 마리가 국내에 유입됐다는 정부 추정이 나왔다.

AI 발생을 막기 위해 농가의 반발에도 '오리사육 휴지기제' 대상 농가 수를 지난해보다 13% 늘리는 초강수를 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철새 동향 및 AI 특별방역대책 추진 상황·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9월 말부터 우리나라에 겨울 철새가 40만 마리 이상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3년(2015~2017년)간환경부의 철새 서식규모 조사 결과가 감안된 숫자다. 10월 중순 기준 국내에 서식한 철새는 2015년 49만 마리, 2016년 50만 마리, 지난해 38만 마리였다.

올가을 들어 철새도래지 인근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 4건이 검출됐지만,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명났다.

특히 철새가 10월 중순께 주로 서식하는 충남과 경기 중·북부 지역에서는 AI 바이러스가 단 한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올가을 들어 AI 바이러스 검출 건수는 지난해(6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국내 도래하는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AI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철새 서식 규모는 조사·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환경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AI 발생 건수는 올 10월까지 81건에 달한다. 2015년 6건, 2016년 8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5건으로 불어난 뒤 1년 새 131%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대만 등 34개국에서 49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행한 AI 유형의 66%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유형(H5N6형 또는 H5N8형)과 일치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4일 전국 철새 도래지에 대한 일제 소독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농협에서 비축 중인 생석회(산화칼슘) 7500포도 가금농가 750개소에 공급해 축사 주변에 도포하도록 할 계획이다. 생석회는 수소이논농도(PH) 11~12의 강알칼리성으로 소독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물과 접촉시 약 200도의 열 반응을 일으켜 병원체를 사멸시키고 야생조수류의 접근을 차단한다.

정부는 또 오는 31일까지 최근 5년간 AI가 2차례 이상 발생한 9개 시·군의 방역 관리도 중점 점검에 나선다. 해당 시군은 경기 여주·이천·화성, 충남 천안, 전남 강진·영암·나주, 전북 정읍·부안이다.

AI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오리 사육을 중단케 하는 대신 보상금을 지급하는 오리 휴지기제도 11월부터 4개월 간 시행한다. 지난겨울(11월~이듬해 3월)보다는 1개월 단축됐다. 

그러나 대상 농가는 203개소 육용오리 299만7000마리로, 지난겨울(180개소 261만 마리)보다 농가 수는 12%, 사육 규모는 15% 가량 늘어났다.

전체 오리농가의 22%에 해당한다. 최근 5년 내 3년 동안 2차례 이상 AI가 발생했거나 최근 3년 내 AI 발생농가 중 철새도래지와 500m 이내 인접한 농가, 밀집사육지역 내 위치한 농가 등을 선정했다는 게 농식품부 측 설명이다.

오 국장은 "지난 동절기 AI 발생 감소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역정책이라 평가받는 오리 사육제한을 올해 1개월 단축해 확대 실시하되, 여러 축종 중 산업적 측면과 사육 패턴, 방역적 취약점을 고려해 육용오리가 (제한) 적합한 축종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리 사육제한에 따른 수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상 단가도 지난 겨울의 오리 1마리당 510원보다 인상될 전망이다.

오 국장은 "203개 농가의 사육을 제한하더라도 수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오리협회와 함께 분석했다"며 "사육제한에 따른 보상 단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나 예전보다 인상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