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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회초리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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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승인 2018.10.26  1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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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가끔
뒷산에 올라 시누대를 꺾어오셨다
회초리를 만들어 천정에 걸어두고
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회초리를 꺼내 종아리를 때리셨다
활화산처럼 쏟아지는 매질에
통증은 붉은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장딴지에 까맣게 식은 용암을 쓰다듬으며
아버지는 안티푸라민을 발라주셨다
활화산은 제 심장을 태우고 용암을 쏟아낸다
아버지 심장이 바닥까지 타고서야
회초리를 드셨다는 것을
나는 내가 부모가 된 뒤에야 깨달았다
작은 장딴지에 검게 굳은 용암을 보고
심장이 벌겋게 화상 입은
아버지는 여진의 화상으로 더 아리셨으리라
나는 내 아픔만 커서
아버지 가슴의 화상을 보지 못했다 
이제는 늙고 힘이 빠진 아버지
사화산에 부러진 회초리로 누워
내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낭창낭창 찰진 회초리질 못 하신다
그러나 그때의 매운 회초리자국
유년의 종아리에서 활화산처럼 눈 부릅뜨고
내 잘못을 회초리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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