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침대에 누워서도
신발을 벗지 못하는 치매엄마

허리끈 질끈 매고 바람처럼 오가던 길이 이십이문 치수처럼 새겨져있는… 그 신발 잃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까맣게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신을 벗기면 불같이 화를 내며 신발을 신神처럼 끌어안는다.

언능 집에 가서
새끼들 밥해 먹여야지
먼지 수북한 시간에 멈춰선 괘종시계
이빨 빠진 기억 틈새로 스러지는 저녁햇귀
치매의 어둠이 밀려온다
어둠속에서도 불씨처럼 이글거리는
어미라는 햇귀
자식들에게는 언제나 대낮이었던 저 햇귀

침 묻힌 몽당연필 같은 잔 빛이 밀려오는 어둠과 샅바를 잡는다. 찰나… 풀린 근육들, 대낮처럼 팽팽해진다. 마른 가슴 틈새에 침이 고이고 주섬주섬 봇짐을 챙긴다. 봇짐에는 옆 침대 딸이 나눠준 사탕 세 개와 두유 1팩이 시집올 때 혼수로 받은 은쌍가락지처럼 묶여있다.

벌써부터 노랗게 입 벌린 참새새끼들
짹짹거리는 소리 귀먹은 귀에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