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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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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호] 승인 2018.10.07  23: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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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단 하나의 기억, 온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19세 청년과 48세 중년의 여인, 그들이 나눈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깊은 슬픔과 심오한 진실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첫사랑은 풋풋한 만큼 서투르다. 순수하지만 잔인하기도 하다. 첫사랑은 오래 기억된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름답게 채색되고 거짓으로 각색되기도 한다. 첫사랑은 그렇게 이야기가 된다.

책 《연애의 기억》은 이야기로 몸을 바꾼 첫사랑의 기억을 다룬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으며 그게 단 하나의 이야기”라는 주인공 수전의 말에서 원제(‘The Only Story’)가 왔다. 수전이 말하는 단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꼭 첫사랑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파트너였던 열아홉 청년 폴에게 그것은 역시 첫사랑이었다.

   
 
1960년대 초 열아홉 살의 대학생 폴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한 그녀는 그의 두 배는 나이를 먹었고, 그의 나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결혼한 여자다. 그녀는 그의 눈에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가장 이야기가 잘 통하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런던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두 사람만의 세상,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해가 거듭되며 서서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전은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폴은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보다 점점 더 고통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내 고투하는데…….

세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소설은 각 장마다 다른 시점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폴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1인칭으로 그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꺼이 마주하지만, 두 번째 장에서는 행복이 사그라진 자리에 파고드는 고통을 때때로 2인칭으로 물러나 지켜보듯 덤덤하게 읊조린다.

마지막 장에서는 점점 더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급기야 3인칭으로 한 발 더 물러서 최대한 먼 거리에서 쓰디쓴, 한편 안심이 되는 진실을 향해 조용히 다가간다. 이를 통해 어떻게 그들이 사랑에 빠졌고, 어떻게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서서히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지게 되었는지 천천히 따라가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일인칭에서 이인칭으로, 다시 삼인칭으로 시점이 확산·이동하는 형식을 지닌다. 상당히 파격적인 연애 이야기다.

작가 김연수는 추천사에서 “잠을 자듯이, 혹은 꿈을 꾸듯이 우리는 사랑에 빠져든다. 질병처럼 사랑은 경험된다. 몸으로 겪는 일이다. 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머리로 뭔가를 헤아릴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게는 시간도 흐르지 않고 과거도, 미래도 없다. 그러나 그 사랑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줄리언 반스는 평생에 걸쳐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소설을 써왔다.

오래전, 스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연상의 여인과 위태롭게 사랑한 일을 되돌아보며 그는 사랑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파국에 이른 모든 사랑은 기억으로 바뀐다. 모든 기억은 하나의 이야기다.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이 이야기를 다시 쓰면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줄리언 반스는, 그리고 이 소설은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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