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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다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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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호] 승인 2018.10.07  22: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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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화살나무 푸른빛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샛노란 빛
부지런한 벌레가 벌써 다녀갔나보다
구멍 두엇 뚫린 이파리에
단풍이 샛노랗게 물들었다

소년소녀가장의 캄캄한 귀로길이다
고문당하는 투사의 구멍 난 가슴이다
꽃기억들이 뭉텅뭉텅 빠져나간 치매환자의 뇌수다

초록을 끝까지 걸어가면 만날
다홍빛 노을의 여정을 도둑맞은 벌레 먹은 나뭇잎
다홍빛에 도달하지 못하고
구멍 난 꿈과 구멍으로 흘러가버린 푸른 시간이
노랗게 단풍들어 있다

푸른 시간이 절단 난 길에서
단풍은 만장이 되어 펄럭인다

만장을 세차게 흔들어주는 바람군단은
떠나보내는 몸짓이라기보다
타오르는 촛불에 희망을 지피는 촛불집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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