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전국공무원노조 나주시지부가 나주시장에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강인규 시장은 직원과의 약속, 노조와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소통정책실(비서실)조직 개편을 즉각 중단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백미는 ‘연장 탓 하는 나주시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모질게 압박하고 나선 배경이 “나주시민은 시장에게 공무원 조직을 지휘·통솔하는 시정을 펼쳐가도록 권한을 부여했지 결코 문고리에 의한 시정을 운영토록 권한은 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장은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라는 지적 속에 강하게 농축되어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고리 권력’이 나주시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동안 소문이 사실이라고 확인되는 순간인데 문뜩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역살이와 겹쳐 보이는 것이 참 묘 하다.

나주시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나주시장에 대해 강도 높은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전공노 나주시지부 주장의 시시비비를 떠나서 시대적 과제인, 시민사회의 건강한 自治(자치)를 위한 나주시장의 길이 무엇인지 숙고가 필요한 시간이다.

患得患失(환득환실)이라는 좋은 말씀이 있다. 그냥 풀자면, ‘얻지 못할까 걱정하고, 얻은 것을 잃을까 근심 한다’ 이다. 여기에 권력을 대비 시키면, 권력을 잡지 못했을 때는 권력을 잡으려 혈안이 되고, 권력을 잡은 연후에는 그 권력을 잃을까 밤잠을 설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소인배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리를 유지하려 든다는 뜻도 된다.

한쪽에서 국부라 주장하는 이승만,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소인배들에게는 ‘유종의 미’는 과분했던지 비극으로 ‘종’을 쳤다. 우리 선비들의 일생의 꿈은 선비로서의 靑史(청사)에 길이 남는 것이었다.

누구든 국록을 먹는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청사라는 부분을 가장 두렵게 여겨야 부끄러움이 적다. 나주시의 조직개편이 지위를 잃을까 노심초사에서 이루어진다면 그 장은 이미 파장과 다름없다는 의미다. 즉 친위부대 강화를 위한 꼼수라면 권력자와 측근들은 즐겁겠지만 나머지 99.9%는 통분하게 되어 있다.

나주지역 민선 1기, 시장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나주시 조직개편이 전가의 보도인양 줄기찼지만 시민사회의 건강성은 뒷걸음치고 있고,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시민사회의 공복이 아니라 權僕(권복)에 더 열중이라는 현실 타개를 위해 전공노 나주시 지부가 나주시장을 향해 칼날을 세우고 있다 할 수 있는데 그 바탕엔 나주시장에 대한 불신이 두껍게 깔려 있다는 반증도 성명서 곳곳에서 눈에 띤다.

공노조 나주시 지부는 2015년 지금의 나주시장과의 합의된, 합의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합의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신뢰와 직결되어져 있다. 신뢰가 무너진 여하한 사회라면 그 사회는 좀 다 나은 방법으로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믿음이 사라진 사회는 짐승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주시장은 오늘에 와서 당시의 합의 이행이 어렵다면 왜 어려운지 정직한 해명이 필요하고 정중한 이해를 당부해야 맞다. 당시의 기억으로 되돌아가서 오늘의 문제를 살펴야 한다. 원인 제공의 당사자가 나주시장이었기 때문이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가 ‘종 부리고 싶음’에 집착이라면 지역민 또한 같은 유형의 집착으로 말미암아 사람살이가 빡빡해 질 수밖에 없다. 인심은커녕 여하한 욕심은 죄를 잉태하기 때문이다.

亢龍有悔(항룡유회)라는 말은 주역에서 나오는 말이다. 가장 높이 오른 龍(룡)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의미인데 정점의 권력 그 끝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부분도 가슴에 깊이 담아 우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