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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주 의원, 조지훈의 ‘지조론’(志操論)’을 한번 읽어보기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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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호] 승인 2018.07.23  07: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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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정당이란 정치권력 획득을 목적으로 정치적 이념과 신념을 함께하는 정치인들이 모인 결사체를 말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신념과 이념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이당 저당을 옮겨 다니는 일이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처칠은 ‘정치인의 지조’라는 글에서 “당적 변경은 신념이 옳고 공공 이익을 위하는 것이라면 정치인이 따라야 할 의무”라고 썼다. “정치인은 국가에 최선이라고 믿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이전에 믿고 따랐던 원칙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지훈은 ‘지조론’에서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가 없고 믿을 수 없는 자는 따를 수도 없다. 변절의 정당화를 위한 공언(空言)을 늘어놓는 것은 분반(噴飯·먹던 밥 뱉기)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조지훈의 수필 ‘지조론’은 1950년대 말 자유당 독재 정권하에서 정치인들이 신념이나 지조 없이 변절을 일삼는 행태를 비판한 글이다. 조지훈은 “지조는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지조는 순일(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도 하다”고 정의했다. 국민에 대한 지조를 지켜야 할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바로 새겨들어야 할 고언이 아닐 수 없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설이 입소문으로 번지면서 일부지역민들로부터 ‘벌써 철새 짓이냐’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의당 소속이던 손 의원은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지역구인 무소속으로 남았었다. 손 의원은 국민의당 분열 당시 민주평화당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았으나 차기종선에서의 재선을 저울질하며 민주당 행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손금주 의원 본인의 입으로는 민주당 입당에 대한 유무를 적극 밝힌 적이 없지만 무소속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때를 기다리며 내심 민주당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지역사회에 팽배하다. 

손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영입케이스로 입당해 일약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국민의당 안철수가 바른미래당과 합당하자 무소속으로 잔류하면서 의리 없는 정치인이란 말을 들었다. 자신을 영입한 안철수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신의 없음을 나무라는 비난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부터 다음 총선에 대한 정치적 계산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즉 재선 가망이 희박한 바른미래당이나 민평당보다는 집권여당에다 지역구인 호남에서 절대강자로 부상한 민주당만이 살길이라는 계산속에 안철수도 헌신짝처럼 버렸고 민평당을 거들떠보지 않았다는 게 지역정치판의 해석이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장관급 대우에 온갖 특전을 누리는 현역 의원의 호사(豪奢)와 낙선한 전직 의원의 신세를 비교해 나온 말인데 손 의원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람' 되고 싶었을 것이다. 다음총선에 물구나무라도 서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재선에 목말랐을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도 낯짝이 있다’고, 소문처럼 손 의원이 민주당 입당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년 전 반민주당 정서를 등에 업고 국민의당 후보로 국회의원이 됐으면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당을 따라야지 인기가 바닥을 친다고 버리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초선으로 국민의당 최고위원에다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의 영예까지 누린 사람이 자신을 단시간에 그렇게까지 키워준 당에 할 짓은 아니다. 배신이다. 아니면 차선책으로라 호남의 국민의당 의원들이 만든 민평당을 택하던지 해야 했었다. 

더욱이 1년 전 대선당시 민주당과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논평문을 낸 당사자로서 그 논평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더 이상 가짜뉴스가 양산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이 가짜뉴스의 발원지처럼 매도했고, 문 후보를 향해서는 “‘박근혜식 불통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퇴해야 할 무자격후보”라고 매도했다. 그런 사람이 논평문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매도 대상이었던 민주당에 가고 싶다? 아무리 국회의원이 좋다지만 사실이라면 철새 맞다.

나주민주당지역위원회나 지역사회의 여론도 손 의원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벌써부터 지역민이나 지역사회 일부 밴드에서는 손 의원의 과거 행적을 떠올리며 민주당 입당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는 분위기다. 민주당을 타도대상으로 삼으며 국민의당 공천으로 금배지를 달더니 인기가 높아지니 입당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당적 변경은 정치인에게 도박이나 다름없다. 한 번 붙은 ‘철새’라는 꼬리표는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얼마 전 트위터에서 “생명과 같은 당적을 ‘금배지 달기’ 용도로 엿 바꿔 먹듯 하는 철새행각은 정계퇴출 1호 대상”이라며 “문재인 대표가 당직자 한 명을 임명하려해도 사사건건 반대하고 몽니를 부리던 그 세력이 다시 민주당에 입당을 꿈꾸는데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금주 의원이 새겨들어야할 말인 것 같다.

배반은 습관성이다. 한번 의리를 저버리면 반복하기 쉽다. 노선·이념은 뒷전인 채 단맛만을 좇기 때문이다. 그들은 힘이 떨어지면 새로운 권력의 단맛을 찾아 탈당에 앞장선다. 원칙 없는 통합과 포용도 문제다. 오직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모리배(謀利輩) 정치인들이 몰려든다. 신뢰와 믿음의 정치를 되살리는 것은 원칙과 정도(正道)의 리더십만이 할 수 있다.

작금의 지역사회의 신의와 도덕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이런 마당에 지도층으로 꼽히는 국회의원이 하루아침에 정치적 변절이나 일삼는다면 지역사회의 물은 더욱 혼탁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역구민과 약속했던 자신의 정당소속을 편의에 따라 바꾸어 정치이념의 정체성마저 버리는 정치인이 앞으로 무슨 얼굴로 나주사회의 윤리나 도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

선거 때 국민에게 한 약속을 어기고 변절하는 것을 정상인양 내세우는 정치권의 행태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의 신의와 도덕심은 한없이 추락했다. 나주지역사회와 지역민은 소리(小利)를 좇아 당적을 옮기려는 손금주 의원의 기회주의적 정치행태를 용납지 않을 것이다. 철새정치인은 천년목사골 나주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 손금주 의원에게 묻는다. 2년 전 국민의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그렇다면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지역민은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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