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나주지방선거 결과의 뚜껑이 열리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북미대화라는 世紀(세기)의 장관이 연출되면서 사회적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이슈가 잠식된 특이한 선거 구조에서 문재인 정부의 고공지지율에 힘입은 더불어 민주당이라는 쓰나미(tsunami)가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를 강타했는데 나주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과 2년 전에 녹색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이 파산하면서 천적이 사라진 나주지역선거는 일정 부분 민주당 후보들의 躍進(약진)은 짐작 할 수 있었지만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나주지역에서 민주당의 席卷(석권)에 가까운 지방선거결과가 어떻게 설명되어질지 궁금해진다. 

제7대 6·13 나주지방선거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기초의원 선출 선거에서 빛가람동을 배경으로 출마한 ‘지차남’ 여성후보가 지역구 후보로 나서 최초 당선 되면서 새로운 선거지형의 실험을 예고하고 있는데 13명을 선출하는 나주지역 기초의원 선거에서 무려 8명의 정치신인이 나주시의회에 수혈되면서 무능의 첨단을 걷고 있다는 나주시의회의 본분이 이번 기회에 제 정립될 수 있을지 시민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많은 스폿 라이트는 민주당의 이상만 당선자와 민중당의 황광민 당선자가 받고 있는데 당적은 서로 다르지만 나름의 사회의식이 투철하다고 알려져 그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부언을 하자면, 논어에 나오는 君子不器(군자불기)를 스승으로 삼아 풀뿌리지방자치 완성에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을 때 민본을 위한 민생정치라는 꽃을 피울 수 있다. 여기서 군자불기란 지도자는 한가지의 물건을 담는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 옳다고 생각하는 그 한 가지에 매몰되어서는 또 다른 차원의 더 큰 옳음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노동운동 그리고 농민운동 등의 사회운동이 시민사회의 눈높이에서 강하게 부정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은 운동주체들의 관료화와 권력화가 주된 원인이다.

크고 작은 정치인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는데 바로 군자불기의 미학에 무식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난 6·13 나주지역선거에서 이변이 속출 했는데 특히 제2선거구 김옥기 도의원 후보가 빛가람동 이라는 신생도시의 높은 민주당 충성도에 일격을 맞고 추풍낙엽이 되고 말았다.

또한 임성환 시의원 후보 낙마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바람이 그 만큼 거셌다는 의미도 있는데 민주당 공천장을 받고도 낙마한 분들에 대해서도 입방아 검증이 한창이다. 나주시장 선거에서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김대동 후보가 강인규 후보를 상대로 야무지게 ‘창’을 꼬나들었지만 결과는 44.75% 라는 격차로 패배하여 권토중래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

가장 큰 패인은 지는 해가 된 민평당, 그리고 衆寡不敵(중과부적)을 들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구슬을 꿰어낼 인적자원과 인적자원을 부릴 ‘군비’에서 이미 패배는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서 나주의 마지막 ‘사무라이’의 퇴장 여부도 눈여겨 볼 대목이지만 그의 정치적 철학은 실현 될 수 없는 전설이 되고 말지도 궁금해진다. 민주당이라는 프리미엄(premium)을 완벽하게 소화한 행운의 주인공은 제2선거구 최명수 도의원 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도, 성도 생소한 정치초짜가 던진 그물에 대어가 걸려들었는데 인명은 在天(재천)이요, 정치는 정당(?)에서 보자면 민주당의 최대 수혜자가 분명해 보인다.

이제 잔치는 막을 내렸다. 낙마 했다고 憤淚(분루)을 삼킬 이유도 없고, 승리 했다고 장구 칠 일이 전혀 아니다. 심심한 위로와 축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덕목이 아닌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사람의 길을 묵묵히 터벅터벅 걸어간다면 무슨 감투가 대수이겠는가.  자 모두들 마음을 비우고 더 나은 나주를 위해 함께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