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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나주이야기 - 3. 이른 봄날의 전경
김민주 기자  |  minjuk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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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호] 승인 2007.0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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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시 3편 가운데 쓰신 날이 정확한 것은 1618년 정월 14일에 쓴 시를 빼고는 언제 쓴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을 보건데 1617년 겨울에서 1618년 봄 사이에 쓴 것으로 보입니다. 1618년이면 선생의 나이가 51살입니다.

당시 선생의 심정은 3년전 광해군때 대북파가 권력을 잡아 폐모 논의가 일자 선생은 전라감사 이경전에게 상소하여 위임하였는데 주상까지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성균관에서 삭적되고 성균관을 비롯한 네 관서의 과거가 정거되었습니다.

또 의정부의 죄를 받지 않았으나 이 사건으로 과거를 포기하고 오로지 고인의 책을 읽는 것을 임무로 삼고 세월을 보내는 시절이었습니다.
 
봄눈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3년전 선생이 겪은 세상의 혹독함을 그대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일지 않습니까? 

잔혹한 눈바람이 우리집 부근에 와서 몰아치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상황을 보면서 주위를 살피니 생대가 아닌 지친 대나무와 소나무만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눈보라는 세상의 인심이요 불의요 대나무와 소나무는 세상사에 지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입춘날의 시는 정확한 의미를 새기기가 힘드나 기나긴 겨울날을 보내고 새봄이 왔으나 선생이 사시는 이곳은 변함이 없고 요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나이만 들어가는 시간을 노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참 2월 4일이 입춘이었는데 입춘방은 붙이셨는지요 요즘은 세시풍속이 지켜지지도 않고 대보름이 되어도 찰밥도 하지 않고 많이 변했죠 그러나 지금까지도 어떤 마을에서는 찹밥도 하고 덩산제도 지내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몇십년 후면 어떻까 하면 궁긍해지기도 합니다. 저의 대보름 시절의 경험은 찹밥 몰래 갔다먹기, 대비자루 훔쳐다가 저녁에 불깡통 돌릴 때 같이 태우기, 연날리기, 보름날 아침에 부럼먹기, 무 먹으면서 무사태평 외치기, 찰밥먹기 등등의 풍속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시인 “연날리기 모습”은 선생의 둘째 아들인 시간의 연날리기로 시간은 선생의 나이 40세때 인 1607년 3월 1일 태어났습니다. 이때 시간은 12살로 마치 연날릴 때입니다.

두 번째 구절까지는 연을 만드는 장면인데 어째 번역이 시원치 않죠 어째든 애들이 연만드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는 구절입니다.

대나무를 다듬고 종이에 붙이고 하는 장면입니다. 자 이제 연을 만들었으니 날리로 가야죠 혼자가면 무슨 맛이 있겄습니까 때로 가야죠 같은 또래를 불러모아 북령(북쪽 산마루)으로 갔다는데 현재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선생이 사신 곳 주변으로 추측되는데 아마도 장원봉 초입 근처가 아닌가 합니다. 요분들 연가지고 노는 곳 좀 보세요 연줄을 이용하여 좌우로 흔들고 잡아당기고 하면서 먼 하늘로 올렸다가 마지막에는 연실을 끊어 액막이하는 것으로 연날리기를 마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쓰신 것을 보면 이때 선생님도 동심이 발동하여 같이 연날리기를 하러 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제 지식이 일천하여 왜 연(鳶)이라고 쓰지 않고 풍금(風禽)이라고 했는지 아시는 분 알려 주세요 추측하건데 연에 그림을 그릴 때 새그림을 그려서 그렇게 부르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보통 연을 지칭할 때 鳶, 紙鳶 風箏 風鳶이라고 하는데 만약에 연을 지칭하는 말에 풍금(風禽)이라는 사례가 새로 추가된다면 경이로운 일이죠

이렇기 때문에 옛사람의 기록이 중요하듯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록도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면 어떨까 합니다.

오늘은 이만 합니다. 환절기 건강에 조심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봄눈(春雪)


長空虐雪雜寧風 장공학설잡녕풍 : 긴 하늘에 매서운 눈보라 불어와
沒我陵阿上下同 몰아능하상하동 : 우리의 산언덕을 집어삼켜 천지가 분간이 안되네
獨有殘松與瘦竹 독유잔송여수죽 : 오직 지친 소나무와 마른 대나무만이
靑靑好保歲寒躬 청청호보세한궁 : 푸릇푸릇 추위를 견딘 몸을 잘 보존하고 있네

녕자는 한글에서 변환이 안됨으로 개견부를 붙여야 한다.

입춘날에(立春日)


天地春風起 천지춘풍기 : 천지에 봄바람이 일어나니
乾坤淑氣浮 건곤숙기부 : 하늘과 땅에 맑은 기운이 떴구나
佳徵驗北極 가징험북극 : 좋은 징조는 북극에 나타나는데
征役刻南州 정역각남주 : 요역은 남쪽 고을에서 각박하네
白脫殘蒲質 백탈잔포질 : 하얀색은 시든 부들의 몸에서 가시고
靑侵故柳洲 청침고유주 : 푸른색은 오래된 버들 물가로 드는구나
功名在老大 공명재노대 : 공명이란 늙고 나이 듦에 있으니
晩翠爾知不 만취미지불 : 저녁 비취빛을 그대는 아는가


무오년(1618) 정월 14일 둘째아들이 연날리는 것을 보고
(戊午正月十四日 見又生放風禽)


學放風禽事 학방풍금사 : 연날리기를 배움에
規裁制欲工 규재제욕공 : 고안하여 만드는 것 공교롭고자 하네
呼群登北嶺 호군등북령 : 또래들을 불러 북쪽 산마루에 올라
搖曳送長空 요예송장공 : 흔들고 당기면서 먼 하늘로 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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