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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거짓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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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호] 승인 2018.05.13  10: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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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얼마 전 정계를 은퇴했다. 그의 지지자들이나 당사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적인 선택이었겠지만, 많은 국민에게는 `거짓말한 정치인'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정 전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 단행한 사면에서 정치인 중 유일하게 사면된 인사로서 참신한 정치인으로 각인된 신선한 정치인의 아이콘이었다. 그런 그가 일순간의 거짓말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 기사가 나온 이후 성추행을 극구 부인하며 언론사 기자를 고소하는 등 성추행 피해자와 기자를 거짓말쟁이 몰아붙이며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했으나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그의 거짓말이라는 게 들통 났다.

정봉주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정황증거를 제시하자 그때서야 “카드사용내역을 확보해 검토해본 결과 그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했고 즉시 경찰에 자료를 제공했다”며 호텔에 간 사실을 시인했다. 즉 성추행사실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카드사용내역을 왜 이제야 확인했을까. 위선의 극치를 보인 참 나쁜 사람이다.

당장 정 전 의원의 거짓된 언행으로 해당 언론사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매도당했고, 폐간 협박을 받았다. 해당 기자는 물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고 판단한 정봉주의 ‘오리발’이, ‘피해자 코스프레’가 먹힐 뻔한 그의 거짓말이 하마터면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만에 하나 정봉주의 당일 카드사용내역을 확인 할 수 없었다면 성추행 피해자나 이를 보도한 기자는 어떻게 됐겠는가. 서울시장출마까지 작정한 전도유망한 정치인을 음해했다는 멍에를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얼마나 끔직한 일인가

나주투데이와 나주투데이 김재식 보도취재국장도 지역의 모 정치인으로부터 거의 비슷한 경우를 현재 당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이라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정치인의 거짓말과 관련해 내가 직접 경험한 모 조합장의 ‘산 눈 빼’는 거짓말을 회상해봄으로써 정치인들의 생사람 잡는 거짓말의 실상을 들여다 본다.

10여 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당시 관내 모조합의 A조합장과 다시면의 한 식당(무안식당으로 기억)에서 점심을 하는 자리였다. 점심 반주로 시작한 술이 소주 두병을 넘기면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A조합장이 묻지 않은 얘기를 했다. 나주시의회 모 의원을 지칭하며 “모 단체에서 입만 뻥긋하면 당장 징역을 갈 것”이라고 했다.

A조합장이 지칭한 시의원이 나와 각별한 사이라 이튿날 시의회에서 그를 만나 A조합장의 얘기를 조심스레 전했더니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나더러 누가 그런 말을 했는가를 A조합장에게 물어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금성관 뒤 복탕집(지금은 추어탕집)에서 A조합장을 만나 모 의원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는데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런데 A조합장,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형님 그런 말 한적 없잖아요?” 한다. 소주 한잔을 들다 말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A조합장에게 한마디 건넸다. “자네가 이 자리를 일어서면서 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 사람이지만 그런 생각마저도 없다면 자네는 지도자깜이 못 되네. 앞으로 정치할 생각 말게”하고 돌아섰다.

녹음도 하지 않았고 둘만이 자리를 했던 관계로 들은 사람도 없어 되레 내가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황당함과 어처구니없음을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조합 직원을 만날 기회가 있어 그 말을 전했더니 조합원 왈(曰) “국장님 몰랐습니까. 우리 조합장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녹음을 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일ㅇ 있은 몇 년 동안 상족을 하지 않다가 2014년 지방선거 민주당 나주시장 경선 때 그의 요청으로 그를 만났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지도자 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일어섰다.

10여 년 전의 일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되새기는 것은 나주투데이와 김 국장이 당하고 있는 현실이, 오버랩(overlap) 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찔리는 구석을 처음부터 부정하고 덮어버리기 위해 짜낸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거짓말은 그 자체가 악일 뿐 아니라 악으로 영혼을 물들인다”고 했다. 한평생을 거짓말 한번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간의 관계를 유덕 중시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은 용서와 동정을 얻으며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그러나 거짓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용서와 동정의 가능성을 미리 막아버리는 최악의 선택이 된다. 눈앞에 닥친 순간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거짓말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특히 정치인은 더욱 그렇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직업군으로 첫 째가 점원, 정치인, 언론인, 변호사, 세일즈맨 등의 순위라고 한다. 정치인은 의식적으로 많은 사람을 속이는 일로 사회적 폐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고 했다. 바꿔 말하면 정치인에 속지 않으려면 그 만큼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말이다.

직업군 중에 두 번째로 거짓말을 잘하는 정치인을 뽑아야 할 6.13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나주시장 1명과 13명의 지역구 시의원과 2명의 비례대표 시의원을 선출한다. 또 2명의 도의원도 선출 한다. 다시 말하면 흔히 회자되는 18명의 거짓말쟁이를 선출한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의미심장한 말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주시민이 다가오는 6.13지방자치 선거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장비가 후보와 정당의 구별 없이 거짓을 내리칠 수 있는 '정직의 도끼'다. 선거 날은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투표소 장막 안에서 정직의 도끼를 힘 있게 휘두를 수 있는 나주시민이 얼마나 있을까 기대된다.

“모든 거짓 중에서 으뜸가는 가장 나쁜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라는 P.J. 베일리의 말에 가슴 뜨끔한 지역정치인은 누군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 6.13지방선거를 계기로 거짓말을 한 정도에 따라 아예 출마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라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희망사항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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