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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애니멀》 조너선 갓셜(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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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호] 승인 2018.05.13  09: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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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 드는가”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이다. 책, 텔레비전, 영화뿐 아니라 게임, 광고, 교육 등에서도 스토리텔링이 각광받는 오늘날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이 만드는 이야기를 탐구하면서 더 나아가 이야기가 인간을 어떻게 만드는가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우리는 재미삼아 드라마를 보거나 소설을 읽고, 아이를 재우고자 할 때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문에 이야기를 밥처럼 매일 먹어야 하는 필수품이 아닌, 커피처럼 그저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일종의 기호품으로 취급하기 쉽지만 이 책의 저자인 조너선 갓셜에 따르면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적 측면 중 하나이다.

   
 
인간은 이야기에 탐닉하도록 진화했다. 개인의 신념을 형성하고 사회에 공통의 가치를 부여하는 이야기는 인간에게 귀중한 기술이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언제 어디에서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야기를 과식할 위험이 따르는 현재, 이야기는 인간에게 해로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직접적인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는 ‘쌍방향 이야기’인 게임이 문화 산업의 첨병으로 떠오른 동시에 게임 중독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그 단적인 사례이다. 이 책은 이야기의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보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대신,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제안을 내놓는다.

저자는 우리가 이야기에 사정없이 빠져드는 이유는 이야기가 인류의 생존에 유익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야기의 시뮬레이션 이론’을 제시한다. 이는 전투기 조종사가 위험한 실전 연습 대신 안전한 시뮬레이터로 훈련하는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사건을 안전한 머릿속에서 부딪치며 대응 능력을 키운다는 이론으로, 저자는 이러한 이론을 통해 우리가 왜 ‘스토리텔링 애니멀’이 되었는지 추적한다.

과학적 인문학 운동의 선두 주자이자 영문학자인 조너선 갓셜은 진화 생물학, 심리학, 신경 과학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스토리텔링 본능을 밝혀낸다. 한 흥미로운 실험에 따르면 픽션 독자는 논픽션 독자에 비해 높은 공감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보였다. 이야기는 재미와 쾌감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적 삶을 헤쳐 나가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인류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진화한 기술이다.

이 책은 오늘날 소설,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광고, 게임, 교육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인간을 어떻게 빚어내는지, 그리고 우리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어떤 이야기보다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이렇게 제안한다. “픽션을 읽고 보라. 공감 능력이 커지고 삶의 딜레마를 훨씬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의 힘을 활용하되 때로는 그에 저항하라. 아이가 상상의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을 빼앗지 마라. 몽상을 삼가지 마라. 음모론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라. 음모론은 이야기하는 마음이 내놓을 수 있는 최악의 결과물이다.”라고.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에 대한 사례들도 무척 흥미롭다.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강력하며 인간의 삶이 닿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제목 그대로 인간을 일컬어 스토리텔링 애니멀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인간을 잡아먹는 일도 드물지 않다. 돈키호테와 같이 이야기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이야기의 세계가 현실세계보다 좋아서 현실로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생존에 꼭 필요하고 많은 즐거움을 주는 음식도 잘못 먹거나 지나치면 독이 되듯 이야기 또한 그렇다. 삶에서 꼭 필요하고 많은 즐거움을 주지만 자칫하면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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