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선거의 또 다른 말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른다. 꽃이란 남녀노소, 빈부는 물론 장애여부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가까이 다가와 향기를 맡고,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의 집단사회에서 누구든 다가와 아픔과 웃음을 함께 동행 해주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選擧(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이 과정이 무엇 보다 아름다워야 하지만 切磋琢磨(절차탁마)가 덜된 인간 일수록 애타심보다는 권력이라는 이기심이 앞서는 까닭에 결과에만 치중하게 되어 분란이 끈임 없이 파생시키면서 에스컬레이트(escalate)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의 연속이다.

이때 여하한 승자는 패자에게 결과의 승복을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승자의 과정을 반드시 복기해 반성을 통한 화해의 진솔한 손을 내밀어야만 우리라는 사회가 증오와 미움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 경선은 그야말로 본선과 다름없는 전쟁터였다. 전쟁에서 軍費(군비)라는 무기가 상대방을 제압 할 수 있는 기본 요소이기는 하지만 전쟁은 사람을 죽이거나 뺏는 기술, 이간질 또는 중상모략이라는 홍보전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좋은 소재는 중국의 고대역사를 배경으로 한 ‘초한지’와 ‘삼국지’라는 소설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다. 그런데 패자와 승자는 반드시 그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어져 있다. 우연이거나 천우신조 또는 남 탓이 전혀 아니라는 의미다.

초한지를 예로 들자면,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라는 ‘항우’는 천하용장이었지만 유방은 나약하기 그지없이 묘사 되어있다. 힘으로나 용맹으로 ‘항우’는 땅 위에서 제압 불가능한 인물이었고, 하늘만이 그를 죽일 수 있다는 웅장한 스케일의 당사자였다.

그러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 후에 뒷수습이 이루 난폭하여 민심을 잃고 자멸하고 만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다. 그와 반대로 ‘유방’의 세력은 보잘 것 없었으나 덕으로 다스리는 전략에 힘입은 민심으로 천하를 얻는다.

여기서 유명한 고사가 탄생하는데 “(秦)진나라 수도 咸陽(함양)을 함락한 유방은 진 왕조의 번잡하고 가혹한 법을 없애고 세 가지 법률만을 시행했다. 즉 살인자는 죽이고, 남을 상하게 하거나 도적질을 한 자는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했다. 일러 ‘約法三章(약법삼장)’이 바로 그것이다.

함양의 백성들이 얼마나 환호작약 했겠는가. 이후 함양에 입성한 ‘항우’는 진나라 군사 20만 명을 생매장 시켜 버렸는데 이 사건으로 이미 ‘항우’는 천심에 의한 誅殺(주살)이 예약되어져 있었다.

여기서 ‘德(덕)’을 행하지 않은 자의 권력은 사상누각과 다름없다는 사실 앞에서 겸손은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 경선에 승리 했다는 기고만장은 독약이라는 의미다. 또한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패인을 자신에게 찾아야 한다.

실례로 역대 나인수, 김대동, 신정훈, 임성훈, 강인규, 前시장 중에서 가장 유능했던 사람은 임성훈 시장이라 할 수 있고, 정치적 철학이 확고한 사람은 김대동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덕’이라는 부분에서는 모두 낙제점이 확실하다. 그래서 민심이 그들을 내친 것이다. 당사자들은 정치적 고배의 원인이 특정 패거리들의 횡포라 주장하고 싶겠지만 민심은 패거리들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면 풀잎이 눕듯 ‘덕’은 민심을 불러오게 되어있다.

아직 나주시장 선거라는 본선이 남아있지만 자신들의 지지여부를 떠나 나주지역민들의 선택은 현명하기에 반드시 존중되어져야 한다. 아울러 승자는 점령군이 되어서는 미래가 전혀 없다.

진정한 위로와 화해를 통한, 화합이 선결 과제라는 말이고, 가슴으로 선결 과제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사이비 군자라 할 수 있다. 왜? 나주시장이 되어야 하는지 자문자답으로 깊은 밤이 되었으면 한다.